“시청자들에게 죄송하지만 지금은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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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죄송하지만 지금은 돌아갈 수 없다”
KBS 장기파업 예능 PD 동참으로 방송 파행 예고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2.04.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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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PD들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업에 동참한 이유와 심경 등에 대해 털어놨다. ⓒPD저널
KBS <개그콘서트> 서수민 PD(왼쪽), <추적 60분> 김영선 PD
▲ KBS <개그콘서트> 서수민 PD(왼쪽), <추적 60분> 김영선 PD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해피선데이>‘1박 2일’, ‘남자의 자격’,<불후의 명곡> 등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PD들이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지만 “파업이 끝난 뒤에 좋은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파업 한달째를 맞은 4일 개최한 KBS새노조 기자간담회에는 서수민 <개그콘서트>· 최재형 <1박2일>· 고민구 <불후의 명곡>· 박지영 <승승장구> PD 등 KBS 예능 프로그램 PD들이 참석했다. 권혁만 <소비자고발>·김영선 <추적60분>PD와 박천기  3라디오<내일은 푸른하늘>, 강요한 2FM <데니의 뮤직쇼> PD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홍기호 KBS새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노조 파업 30일을 맞았고, 파업을 알리기 위해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리셋원정대’가 도착하는 날”이라며 “PD들이 ‘자식 같은 프로그램을 놓고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KBS 새노조에 따르면 이날은 KBS 노조 역사상 최장기 파업을 기록한 날이다. 노조는 2010년 7월 29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예능 PD들은 연신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파업으로 방송에 차질이 빚어진 점에 대해 사과를 했다. 초반부터 파업에 동참한 서수민 <개그콘서트> PD는 “<개그콘서트>를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이번 파업에 대해 여러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시청자들이 좀 참고 왜 파업을 하는지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들에 비해 뒤늦게 파업에 결합한 점에 대한 미안함도 교차했다.  지난 29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최재형 <1박 2일> PD는 “파업 30일째 맞았는데 조합원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제작을 해왔다”며 “국민예능으로 불리던 <1박 2일>을 시즌 2에서도 살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파업에 늦게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PD는 “<1박 2일>(시즌 2가) 4주 방송이 나간 뒤 (파업으로 인해) 정상 방송이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다시 돌아가서 좋은 방송 만들겠다”라고 각오를 말했다.

강요한 2FM <데니의 뮤직쇼>PD는 제작 복귀에 대해 “작가와 DJ가 언제 돌아올것이냐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저한테 묻지 말고 사장한테 물어보라고 한다”며 “파업의 목적을 달성하고 금위환양하겠다”라고 말했다. 권혁만 PD는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KBS새노조의) 조합원 신분이고, 공정방송 쟁취라는 파업의 목적이 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BS 새노조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프로그램 결방과 대체편성 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결방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PD들의 공백에 따른 프로그램 결방을 놓고도 노사간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에 대해서도 노조는 반쪽짜리 파행 방송이었다는 주장이지만 사측은 예정된 편집본이 나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영선 <추적 60분> PD에 따르면 <추적 60분>은 3주째 결방이 됐다. 4일 <추적 60분> 방송 시간대에는 해외특집다큐 <타이타닉, 충돌에서 침몰까지>가 방송될 예정이다. 이런 대체편성 등으로 시청자들이 파업 여파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영선 PD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취재할 때 취재원들이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아 힘들다’고 했는데, 저희가 이런 입장이 됐다”며 “(KBS새노조가) 왜 싸우고 있는지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해당 프로그램이 “정상적인 방송은 아니”라면서도 방송 중인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최재형 PD는 “파업에 참여하는 입장에서 방송에 대해 언급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지난주 방송은 제작팀에 속해 있는 프리랜서 PD 2명이 어렵게 방송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지영 <승승장구> PD는 “실내에서 녹화가 이뤄지다보니 PD가 빠지더라도 섭외만 되면 제작이 가능하다”며 “저희가 생각하는 정상방송은 아니지만 시처자가 봤을 때는 질의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는지난주부터 파업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예능PD가 파업에 가세했고, 지난 2일에 예능국 조합원 총회에서도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노조 조합원인 드라마 PD들도 이번 파업 참여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PD들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업에 동참한 이유와 심경 등에 대해 털어놨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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