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총선 끝나자 노조 집행부 연달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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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발언엔 ‘모욕죄’ ‘리셋 KBS 뉴스9 ’는 저작권법 침해 이유

KBS가 총선 이후 파업 중인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집행부를 잇달아 고소했다.

노조의 파업에 일찌감치 징계와 소송으로 응수했던 MBC와 달리 KBS는 아직까지 노조 파업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취하진 않았다. 오히려 KBS새노조가 ‘CCTV사찰 의혹’과 현수막 철거 등을 이유로 사측을 먼저 고소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4·11 총선이 끝나자 사측이 연달아 조합원의 발언과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제작하는 <리셋 KBS뉴스9>를 문제삼아 소를 제기하면서 총선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인규 KBS 사장은 14일께 집회 장소에서의 발언과 문자를 통해 자신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최경영 KBS 새노조 공추위 간사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모욕죄로 고소했다. 사측이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발언은 최 기자가 지난 4월 9일과 12일, 13일 집회에서 한 ‘MB 정치 똘마니 OOO 나가’,‘미친새끼 OOO는 집에 가라’ 등이다.

또 지난 13일 천막 철거와 설치를 방해하는 것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김 사장에게 조합원들이 단체 문자를 보낸 내용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본관 앞에 설치된 KBS새노조 천막은 영등포구청 관계자들과 경찰들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현수막 철거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과 KBS 청경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 기자는 ‘이명박의 OOO 나가라, ‘쥐새끼야 나가라’ 등의 내용의 메시지를 이날 김 사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팀은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최근 사내·외 집회에서 벌이지고 있는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과 회사의 경영진을 비방하는 행태는 그 정도가 상식을 훨씬 넘어선 수준”이라며 최 기자의 발언과 문자 내용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사측은 최 기자 이외에 김 사장에게 비방문자를 보낸 조합원들에 대해선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은 예정이다.

고소를 당한 최 기자는 “폭압적인 언론환경을 만든 당사자들에게 모욕죄로 고소당한 자체가 모욕스럽다”며 “임명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던 그들이 여기에 항의하는 언론인을 탄압하는 모든 행동이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발언의 수위와 문자 내용이 회사에서 묵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노조에서 집행부를 맡고 있는 최기자가 이런 욕설 구호를 주도해 고소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BS가 파업 중인 자사 기자들이 제작하는 <리셋 KBS 뉴스9>의 내용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3명을 고소한 사실이 지난 13일 알려졌다.

<리셋 KBS 뉴스9>는 그동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문건의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해 사회적인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KBS 사측은 <리셋 KBS 뉴스9>가 게시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저작권을 이유로 차단을 요청하는 등 껄끄러운 반응을 보였다. <리셋 KBS 뉴스9> 1회와 2회의 내용이 KBS <뉴스 9>로고와 타이틀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였다.

사측의 잇따른 고소를 두고 “야당이 패배한 총선 결과가 나오자 노조 흔들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이 과반을 차지한 선거 결과에 힘입어 노조 탄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리셋 뉴스>는 오래전부터 (소송을)검토했던 사안이고 조합원들의 욕설과 비방 발언은 총선 전부터 문제가 됐다”며 “총선결과와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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