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파업에 따른 인력부족을 메우려고 성추행 전력으로 보도국에서 쫓겨났던 황 모 부장을 뉴스PD로 복귀시켰다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망신을 당했다. 황 모 부장은 파문이 커지자 지난 18일 뉴스PD직에서 물러났다.
황 모 부장은 지난 2010년 12월 보도제작국 부서 전체 회식 자리에서 여성 작가를 반복적으로 성추행하다 현장에서 적발돼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MBC 여기자회에 따르면 황 모 부장은 상습적인 성추행으로 악명이 높았던 인사로, 성추행 파문 이후 피해자들을 위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여의도 본사가 아닌 일산 사옥으로 복직했다.
그러나 사측이 지난 9일 황 모 부장을 파업에 따른 인력부족을 이유로 공식 발령 없이 <뉴스 24> PD로 기용해 파문이 일었다. MBC여기자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사측의 도덕 불감증이 파업을 빌미로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황 모 부장의 보도국 복귀를 강하게 비판했다.
MBC 여기자회는 특히 “성추행 가해자에게 심야시간에 작가와 프리랜서 앵커만으로 방송되는 <뉴스24>의 PD를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자들은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 여부를 떠나 인간적 염치와 도리를 져버린 보도국 수뇌부의 이번 결정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회사는 즉각 황 부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자회는 이어 “이진숙 홍보국장은 지난 2009년 성추행 사건 당시 여기자들의 대표 자격으로 사측에 가해자의 해고를 요구한 사실을 잊었는가”라며 이번 사건에서 사측 간부들이 보인 태도를 비판했다.
이처럼 사태가 확산되자 황 모 부장은 지난 18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MBC의 한 여기자는 “파업을 빌미로 회사가 말도 안 되는 촌극을 벌였다”며 “성추행 전력으로 정직 2개월을 받았던 또 다른 기자 역시 파업을 빌미로 발령이 날지 두고 볼 것”이라 말했다. 보도국 김 모 차장은 지난 1월 말 계약직 여사원들에게 성추행을 한 사실이 적발돼 2월 29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