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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들이 할 일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contsmark0|얼떨결에 지나가 버린 1년이었습니다. 회장직을 맡기 전에 혼자 일에만 파묻혀 pd연합회에 관심이 적었던 것에 대해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연합회의 처지가 실로 어렵다는 것과, 그럼에도 연합회는 대단히 많은 일들을 기꺼이 해왔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해야할 일도 역시 무척이나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contsmark1|제가 1년전 쯤에 pd라는 직업에 대해서 글을 쓸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20년전 pd들 가운데는 직업이 시원치 않다고 해서 여자쪽 부모들이 반대를 하는 바람에 좋아하는 여인과 결혼을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 졸업생들이 pd가 못돼서 안달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pd의 지위 상승은 pd들의 노력의 결과인가, 아니면 발달하는 방송매체에 편승한 것인가?우리가 몸담고 있는 방송계를 다시 한 번 돌아봅니다. 방송인들의 오랜 저항에도 불구하고 공보처는 방송의 산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통합방송법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자존심 때문에 시청률 싸움에 뛰어들던 방송사들은 광고수주가 어려워지자 더욱 시청률에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난이 고용난으로 이어지면서 언론사에도 신문 쪽에서부터 감원 바람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프로덕션들은 적자에 시달리며 생존이 위태로운 가운데 외국의 전파는 위성을 타고 언제라도 한반도를 덮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contsmark2|또 다시 ‘pd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pd들은 대부분이 명민하면서도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 이 시대를 사는 pd들은 해야 할 일이 많고, pd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세상은 여간해서 잘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늘 했습니다. 물론, pd들이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한계가 있고,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독선주의 또는 엘리트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세상은 더 문제 투성이로 되어가고 pd들이 해야할 일들은 더욱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contsmark3|하지만 pd들이 할 일이 많다고 해서 단지 노동의 양을 늘이자는 뜻은 아닙니다. pd들은 지금도 누구 못지 않게 많은 노동을 하고 있고, 도가 지나쳐 생명을 희생하는 경우마저 있으므로, 오히려 노동량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pd들이 해야할 일이란, 따라서, 우리 방송이 처한 현실을 분석하고 이 사회에 발생하고 있는 애로를 타개하는데 있을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 경제개발을 해온 우리 사회에는 도처에 막힌 곳이 많고, 그곳을 뚫는데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면, 그게 바로 방송이요 그 주체인 pd들일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contsmark4|회장 감투를 벗어버리고 다시 책상앞에 앉으니 그 동안 밀렸던 일의 무게가 어깨를 누릅니다. 하지만, 적당한 무게의 배낭을 메고 산을 올라야 균형도 맞고 운동도 되는 것처럼, 할 일이 항상 적당이 넘치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키로 했습니다. 모든 pd들이 그렇듯 나날이 일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나도 다시 일벌레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마는, 그럴 때마다 연합회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들과 새로 기꺼이 연합회 일을 맡아주신 새 회장님을 생각해가며, pd라는 직업에 누를 끼치지 않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contsmark5|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제 10대 회장 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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