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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영 기자 해임 이어 후속 징계 추진… 팀장급 PD 22명 파업 합류

▲ KBS새노조가 23일 오후 최경영 기자(가운데) 해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KBS새노조
KBS가 최경영 기자 해임에 대한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후속 징계를 서두르는 등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팀장급 PD 22명이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파업 대열에 합류하는 등 50일을 넘긴 파업의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KBS는 지난 20일 김인규 사장을 향해 욕설과 비방을 했다는 이유로 최 기자를 해임한 데 이어 곧바로 후속 징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경철 전 KBS새노조 위원장 등을 포함한 10여명이 노조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2차 징계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는 2010년 KBS새노조 파업 참가를 이유로 지난 1월 징계를 받은 조합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여러차례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는데도 여기에 응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선 원칙에 입각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절차에 따라 파업과 관련한 징계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사측, 고소 고발한 조합원 10여명

파업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이라는 입장이지만 KBS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4·11총선이 끝난 뒤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10여일 사이 사측이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모욕죄 등을 이유로 고소·고발한 KBS새노조 조합원이 10여명에 이른다.

파업 기간 중에 일어난 노조의 활동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징계 대상에 오른 한 PD는  “김인규 사장이 총선 다음날 편지를 보내고 이틀 뒤에 천막이 철거 됐다”며 “총선 이후로 사측이 강공 모드로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욕설과 비방 문자를 보낸 최 기자에 대해선 고소를 한 뒤에 징계까지 내린 상태다. KBS 사측은 최 기자 징계건에 대해선 “이번 파업과 무관하게 도를 넘은 욕설이 취업규칙의 품위유지 규정을 위반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최 기자 징계에는 노조 공추위 간사로 활동하면서 김인규 사장의 과거 행적을 날카롭게 비판한 행적이 괘씸죄로 적용됐다는 지적이 많다. KBS새노조는 폭행을 휘두른 간부가 솜방망이 징계를 받은 전례에 비춰봐도 해임은 납득할 수 없는 징계 수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 기자는 인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를 통해 “거친 욕설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라고 이미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 KBS사측이 파업 중인 KBS새노조 조합원들의 업무복귀를 명령하는 공지문을 부착했다. ⓒKBS새노조

KBS 10개 직능단체 징계 철회 촉구

징계 결정 이후 KBS 내부에서는 부당 징계를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사내게시판에는 부당성을 지적하며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기술인협회를 비롯한 10개 직능단체가 성명을 통해 징계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23일 기자 37명이 낸 성명에서는 현재 이화섭 보도본부장과 동기인 고참 기자도 동참했다. 이들은 “더 이상 파국을 막기 위한 방법은 모든 징계를 철회하는 것”이라며 “노사 대화합의 징계 철회를 통해 극단적인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KBS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파업 사태에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는 사측의 태도에 급기야 간부급 PD들도 보직 사퇴하고 파업에 합류했다. 24일 이건준 드라마국 CP를 비롯한 팀장급 PD 22명은 “회사는 파업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징계를 강행했고, 설득력 없는 글짓기들로 직원들의 원성만 샀다”며 “징계 절차에는 합리적인 근거와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고, 막내들의 가족에까지 전화해 압박을 가한 조치에는 서글픔마저 느껴졌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현 경영진은 그에 합당한 자격과 능력을 이미 상실했다”며 “KBS의 중간 간부 본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보직을 내려놓고 파업 중인 동료와 선후배들과 뜻과 행동을 같이 하려한다”고 파업 동참에 대한 뜻을 밝혔다.

KBS새노조는 오는 26일 대의원대회와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인규 퇴진을 요구하며 ‘Occupy KBS’ 텐트 농성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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