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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사생활 ⑩] “인생의 길잡이, 사주 봅니다”

사주 보는 ‘장 도사’ 장도훈 EBS PD 방연주 기자l승인2012.04.27 16: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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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앞날이 컴컴할 때면 운을 탓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인생운, 진로운, 연애운 사주를 보러 가거나 타로카드를 뒤집으며 가까운 미래를 그려보곤 한다. 그 중 사주는 사람의 난 해·달·날·시를 간지(干支)로 계산해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을 일컫는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을 파악해 운명의 흐름을 짚어낼 수 있다는 사주. 일명 ‘장 도사’라고 불리는 한 PD가 있다. 그가 취미 삼아 사주를 공부한 지도 20년을 넘어섰다. 장도훈 EBS PD를 지난 20일 서울 도곡동 EBS 본사 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장 PD는 1983년 EBS에 입사한 이래 다수 다큐프로그램 등을 맡아오다 <명의>를 거쳐 현재 각계각층의 인사를 초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진행하는 <EBS 초대석>의 연출을 맡고 있다. 장 PD가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로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취재하고 현장을 누비만큼 한편에서는 일명 ‘장 도사’로서 주위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네는 상담사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고 한다.

   
▲ 장도훈 EBS PD ⓒPD저널

장 PD는 늘 자투리 시간을 쪼개 사주를 독학해왔다. 장 PD가 소장한 사주 관련 서적만 해도 600여 권 가까이 된다고 한다. 중간에는 여러 전문가 선생들로부터 사주보는 법을 직접 사사받기도 했다. 그야말로 이론상으로나 경험상으로나 사주에 관해선 빠삭한 장 PD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동료들이나 지인들은 장 PD를 “장 도사”라 부르며 “사주를 봐달라”고 요청하는 일들이 꽤 많다.

이를 보여주듯 장 PD의 스마트폰에는 사주관련 앱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사주정보가 빼곡하게 들어있다. 보통 연락처를 훑어보다 오래 인연이 끊어진 지인에게 전화를 건다면 장 PD는 지인들의 사주정보를 간간히 살펴보다가 무슨 일은 없는지 안부를 묻곤 한단다.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장 PD가 사주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일반인들이 사주팔자에 대해 궁금해 하듯 장 PD도 ‘사주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다만 그는 “희소한 분야인 만큼 이왕 공부할거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고 한다. 장 PD는 사주를 공부할수록 재미가 붙어 날이 새는 줄도 모른 체 공부에 몰입했다.

“보통 일찍 퇴근하면 저녁 8시부터는 딱 제 시간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때부터 주역책들을 읽으면서 줄줄 외워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공부하는데 빠져서 날 새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대신 촬영하느라 이동할 때에는 쪽잠을 자고요. 한창 공부할 때는 이러한 생활을 3개월가량 반복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웃음)

이처럼 장 PD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주역학과 명리학 등을 공부했다. 공부하면 할수록 알아가는 재미와 통변(해석)하는 재미가 컸다고 한다. 진득하게 공부한 장 PD는 어느새 직접 강연자로 나서 주역에 대해 알리기도 한다. 장 PD가 열의를 쏟아온 주역학은 영어로 ‘the science of changes’로 번역되듯 ‘변화’에 주목하는 학문이다. 64괘를 통해서 사람마다 변화에 놓여있는 상황의 기운을 읽고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풀어내어 전달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장 PD는 사주 명리학을 두고 “동양의 모든 천재들이 수학적인 데이터나 측정도구가 없었던 당시에 미래를 예측하는 하나의 방법론을 마련한 셈”이라며 “달리 해석하면 미래에 대한 현재의 두려움을 희망을 찾고자 하는 하나의 몸짓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주를 두고 ‘미신’이라고 천대하기도 하고 ‘종교’처럼 맹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 사주를 공부해온 장 PD가 보기에 ‘사주’란 무엇일까. 장 PD는 “사주는 일종의 문화”라고 정의를 내렸다. 사주는 동양의 학자들이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만들어진 문화라는 것이다. 따라서 장 PD는 지나치게 사주에 대해 과잉 해석할 필요도, 무조건 천대 시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점은 장 PD가 지인의 사주를 봐줄 때의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장 PD를 찾는 상담자들은 줄을 잇지만 ‘결정’보다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편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운명은 있기 마련이나 개인의 의지가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장 PD는 “(사주는) 명리학적으로 개인이 처한 상황 등을 통변(해석)을 어떻게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주가 모든 운명을 지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과 항상 어떤 선택을 하건 주체적인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제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주에 일가견이 있는 장 PD에게는 또 다른 재주가 있다. 바로 ‘뜸’이다. 그가 뜸을 배운지도 16년째라 일상질병이나 성인병을 예방 차원에서 유용하다고 귀띔했다. 장 PD는 “역학과 뜸은 이론적 근간이 유사하다. 역학의 기본은 음양오행설이듯 뜸처럼 동양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음양오행을 기초로 한다”며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하나를 배우면 다른 하나를 배우기 쉽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장 PD는 동양철학에도 관심이 깊어 노자나 장자의 저서를 비롯해 사마천의 <사기>나 공자의 <논어>등을 유익하게 읽은 책으로 꼽기도 했다.

향후 장 PD는 ‘사주’는 통계학·심리학 등을 연계한 진로 컨설팅으로, ‘뜸’은 봉사의 일환으로 꾸려가고 싶다고 한다.

“PD로서 오랜 기간 동안 현장을 누볐잖아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점을 응용하고 싶어요. 향후에는 그간 PD로서의 전문성과 ‘사주’ 전문성을 접목시킨 진로 컨설팅을 해보면 어떨까 계획 중입니다. 요즘 어린 학생들이 꿈이 없다고들 하잖아요. 실은 개인마다 지닌 고유의 성향이 있기 마련인데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러한 점에서 그들의 성향을 짚어주면 향후 진로에 대한 조그마한 조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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