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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 남북관계 결산, 기로에 선 햇볕정책

|contsmark0|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한 당국은 반세기 이상 지속해왔던 남북한간의 대립·갈등을 청산하고 화해·협력, 공존·공영하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올해는 남북관계 발전의 제도화와 관련한 남북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예상과는 달리 정체상태에 머물렀다.
|contsmark1|2001년 상반기에는 남북군사실무회담 2회, 전력협력실무협의회, 임진강수해방지실무협의회 1차회의, 3차 적십자회담 등 주로 실무급회담만 이뤄졌다. 그리고 3월 중에 열기로 예정됐던 제5차 장관급회담 등 고위급 당국간 대화는 북한이 ‘여러가지 사정’을 들어 응하지 않음으로써 이뤄지지 못했다.
|contsmark2|2001년 하반기에 들어 북한이 오랜 장고 끝에 9월 2일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제의함으로써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제5차 장관급회담이 개최됨으로써 남북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듯 했다.
|contsmark3|그러나 미국에서의 9·11 테러사건 발생에 이은 반테러전쟁의 수행 등이 남북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함으로써 10월 3일부터 5일까지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이 한차례 열린 이후 남북대화는 난관에 봉착했다.
|contsmark4|우여곡절 끝에 11월 9일부터 14일까지 금강산에서 제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개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합의사항 없이 결렬됨으로써 남북대화의 모멘텀(연속성)이 끊기고 말았다.
|contsmark5|현재의 한반도정세는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강경정책과 반테러전쟁 수행이라는 미국변수, 내년 대선과 관련한 남한 여론변수, 북한의 안보불안감과 김정일정권 유지와 관련한 지도자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남북 화해·협력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처해 있다.
|contsmark6|남과 북은 미국의 반테러전쟁이라는 변수에 휘둘려 제5차 장관급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화해협력론자’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면서 ‘강경보수론자’들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contsmark7|대선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남쪽은 남북대화의 결렬로 정부와 햇볕론자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고, 북쪽은 미국의 테러전쟁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위기 및 대북지원이 저조한 데 따라 대남협상파의 입지가 약화되면서 강경군부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ontsmark8|여론정치를 하는 남쪽의 경우는 북한의 무성의를 비난하면서 ‘선의의 무시정책(benign neglect policy)’으로 정책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햇볕정책·포용정책을 지속하느냐 무시정책으로 나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contsmark9|임동원 전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의 국회통과를 계기로 공동여당이 깨지고 여소야대 정국으로 정계가 개편됨으로써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기반은 무너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contsmark10|내년 대선을 의식한 정치권의 움직임 등을 고려해 볼 때 정체상태의 남북관계를 다시 가속화할 정책수단이 많지 않다. 임기 말의 김대중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제도화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유일한’ 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북정책마저도 올바른 평가를 받기 어려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contsmark11|미국의 테러사건으로 불거진 현재의 위기를 남과 북이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할 경우 한반도의 운명은 다시 암울해질 것이다.
|contsmark12|어렵게 마련한 남북 화해분위기를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로 삼지 못한다면 역사는 다시 후퇴할 것이다. 현 위기 극복의 첫걸음은 남북대화이다.
|contsmark13|남북한 공히 명분을 강조하면서 여론과 지도자의 눈치를 살피면서 대화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실리를 찾고 민족의 장래문제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contsmark14|고 유 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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