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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사생활 ⑪] 연애하듯 국악을 들어보세요

국악 배우는 김우성 국악방송 PD 방연주 기자l승인2012.05.07 20: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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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을 두고 대부분 사람들은 어려워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국악’을 음악의 한 장르로서 여기기에 앞서 ‘전통의 일부’로 떠올리기 쉽다. 그만큼 국악은 일반인들에게 ‘낯선 음악’인 동시에 편견에 둘러싸여 있어 우리 일상 속에서 ‘국악의 새로움’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여기 ‘국악’을 만나는 것을 “연애의 설렘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 또한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던 국악을 직접 듣고 배우면서 국악의 재미를 찾아내고 있다고 한다. 세상의 또 다른 언어인 ‘국악’과 친해지는 것 자체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김우성 국악방송 PD를 지난 7일 서울 상암동 국악방송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김우성 국악방송 PD ⓒPD저널

김우성 PD는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외주제작사에서 PD로 1년 간 활동하다 2007년 국악방송 라디오 PD로 입사했다. 현재 김 PD는 <김용우의 행복한 하루> 연출을 맡으면서 새벽에는 <깊은 밤 깊은 소리>에서 PD겸 진행자인 PDJ로서 우리 음악과 다양한 월드뮤직을 청취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국악방송에는 국악을 전공한 소위 ‘모태 국악 전공자’ PD들이 많지만 김 PD는 국악을 전공하지 않은 단 두 명의 PD 중 한 명이다. 

그렇다고 비(非) 전공자 PD라고 해서 김 PD의 국악 예찬론은 전공자에 비해 뒤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국악의 일상화’, ‘국악의 취미화’라는 방식을 통해 보다 쉽게 대중들에게 국악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만큼 김 PD에게서 ‘국악’은 일이면서도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취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김 PD와 국악의 본격적인 인연은 국악방송 입사하면서지만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우연인지 필연인지 국악과 맞물린 지점이 많았다고 한다.

“학부시절 과제로 북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어요. 2002년 월드컵 당시 북을 치면서 응원을 많이 했잖아요. 북을 치면 사람들이 엄청 열광하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북에 대한 의미를 짚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인간문화재, 북을 직접 만드는 사람, 북을 치는 사람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해 영상을 만들었죠.”(웃음)

김 PD가 국악을 즐기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국악을 들어보기도 전에 바로 선을 긋기보다 가볍게, 힘을 뺀 채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로써 국악의 색다른 이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 앞서 김 PD는 현대음악과 접목된 국악가요, 국악동요를 비롯해 인디음악과 국악이 결합된 음반 등을 기자에게 건네며 편하게 들어보길 추천했다.

김 PD는 듣는데서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금을 직접 배웠다고 한다. “게스트로 연주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전공분야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아요. 비전공자이지만 넌지시 무슨 전공을 했을 것 같냐고 되물어보면 다들 대금 전공 했을 것 같다는 거예요. 그 김에 저랑 맞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대금을 배웠죠.”

단기간 맛보기로 배운 대금이었지만 김 PD는 “듣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게 어려웠다. 대금 취구에 소리를 낼만한 입 바람을 불어 넣는 것 자체도 쉽지 않더라”고 말한 뒤 그럼에도 “막상 직접 악기를 배워보니까 국악에 대한 친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 PD는 시조에도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시조는 시(詩)의 정해진 율격에 따라 길게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다. 김 PD는 “보통 음악에 가사를 붙이기 마련인데 시조는 가사를 잘게 부셔서 음악에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서양음악에서 긴 호흡으로 부르는 아리아와 같다”며 “예컨대 ‘태평성대’라는 네 글자를 잘게 부셔서 1~2분 동안 끊지 않고 길게 부른다. 시조를 듣다보면 참 편하다”고 말했다.

사실 김 PD는 일과 취미 사이에 있는 ‘국악’의 진면목을 발견하는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국악에서만 사용되는 용어, 즉 리듬 대신 장단, 음정 대신 청이라고 부르는 등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국악 지식을 습득하는데 매몰되면 국악의 맛을 느끼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다양한 국악을 접하며 국악의 참맛을 알아가고 있다는 김 PD가 국악 중에서 꼽는 음악은 무엇일까.

“한국의 클래식을 찾는다면 산조(기악독주곡)를 들 수 있죠. 60분 정도 하는데 한 사람의 평생이 녹아든 하나의 이야기죠. 대중적으로 알려진 판소리의 매력도 커요. 별주부전에선 자라가 수많은 주인공 캐릭터들로 등장하는데 이 모든 역할을 한 사람이 줄줄 풀어낸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듣다보면 재미에 푹 빠지게 돼요.”(웃음)

이어 김 PD는 국악 초보자들에게 ‘국악을 모조리 이해하기’보다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즐기기’에서부터 출발하길 당부했다. 김 PD는 “국악의 기반은 내러티브 음악이다. 누군가로부터 누군가에게 이야기가 흐르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지식으로서 이해하고 정복하려는 태도로 어렵게 다가가기 보다 연애하듯 국악을 들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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