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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대표 참여하는 새 공방협 제안…노조 “국면 전환용 꼼수”

MBC노조의 파업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경영진이 노동조합·경영진·시청자대표로 구성된 새로운 공정방송협의체를 제안했다. 공정방송을 주장하며 시작한 파업이 100일을 넘기며 사측이 협상안을 내놓은 모습이지만 김재철 사장이 본인에게 쏟아지는 의혹을 무마하려 꼼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MBC 경영진은 지난 8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공문에서 “노·사·시청자 대표 공정방송협의체 구성으로 공정성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이 더 이상 MBC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사측 제안에 따르면 새 협의체는 공정방송의 쟁점인 ‘공정성’에 대한 노사 이견을 줄이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시청자대표로 참여시킨다.

사측은 현 단체협약에 명시된 공정방송협의회의 경우 노사 동수로 구성된 탓에 ‘무엇이 공정방송인가’에 대한 견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어려워 협의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진은 공문에서 “이번 파업도 공정방송에 대한 노사 견해차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한 뒤 “전문성 있는 시청자대표를 공정방송 논의 구조에 포함시켜 견해 차이를 해소해보자는 취지”라며 이번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MBC 사측 관계자는 “이번 협의체 제안은 급작스레 나온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경영진이 생각해왔던 것”이라 귀띔했다.

사측의 제안은 크게 두 가지다. 1안은 현 공방협 구조와 운영방식에 근거해 시청자대표를 추가하고 사측대표 5명, 노조측대표 5명, 시청자대표 5명 또는 시청자대표 10명으로 협의체 인원구성에 나서는 것이다. 2안은 현 노사 공방협과 별개의 독립적 공정방송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2안에 따르면 9명, 또는 15명의 위원이 협의체를 구성하며, 여기서 나온 결정사항을 노사가 승복해야 한다.

이번 제안에 대해 MBC노조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회사는 지난해 체결한 단체협약은 지키지도 않았으면서 다시 새로운 단협을 체결하자고 한다”고 지적한 뒤 “김재철의 개인 비리가 계속 터지자 관심을 다른 곳에 돌리는 국면전환용으로 내놓은 것”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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