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언론 ‘뉴스타파’, 후원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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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달의 PD상 수상한 이근행 ‘뉴스타파’ PD

▲ 이근행 <뉴스타파> PD ⓒPD저널
해직언론인과 언론노조에 파견 나간 언론인들이 제작해온 팟캐스트 방송 <뉴스타파>가 방송 5개월여 만에 진지하게 후원금 모집을 고민하고 있다.

‘이달의 PD'상 수상 인터뷰를 위해 이근행 전 MBC PD를 만난 18일. <뉴스타파> 제작진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16회 방송 연기를 알렸다. 업데이트 연기를 ‘결방’이라고 표현할 만큼 지난 1월 방송을 시작한 이후 <뉴스타파>는 주 1회 방송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열악한 제작 여건 속에 누적된 제작진들의 피로와 재정난이 겹쳐 결국 ‘방송 연기’는 불가피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만난 이근행 PD는 이런 와중에 ‘이달의 PD상’ 수상 소식이 “큰 격려가 됐다”고 했다. 그는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작금의 언론 환경 속에서 자극제가 되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어려운 조건 속에서 출발한 우리 방송을 언론 내부 종사자들이 좋게 평가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근행 PD와 노종면 전 YTN 기자, 박중석 KBS 기자, 박대용 춘천 MBC 기자가 <뉴스타파>를 이끌어 온 핵심멤버다. 파업 중에 결합한 김재영 PD등 MBC PD를 포함해도 10여명 남짓이다. 이 인력으로 매주 1시간 분량의 <뉴스타파>를 5개월째 제작하고 있다. 이 PD는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새고 있다”며 “기존 매체에서 일하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정도 노동강도가 높다”라고 전했다.
 
체력뿐만 아니라 제작비도 바닥이 났다. <뉴스타파> 회당 제작비는 100~300만원 정도. 15회 제작비를 통틀어도 <PD수첩> 1편 제작비와 비슷하다.  이런 열악한 조건이었지만 제작진들은 “먼저 손 벌릴 수는 없다”며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았다.

이번에 방송을 한 주 연기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이 PD는 “인적·물적인 측면에서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라며 “<뉴스타파>를 지속 가능한 매체로 만들기 위해선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고 보고 제반 준비를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작비를 지원받고 있는 언론노조에서 독립해 후원회원들의 참여와 회비로 운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뉴스타파>를 ‘해적’방송이 아닌 정규방송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제작진의 포부가 담겨있다. 이 PD는 “<나는 꼼수다>는 처음부터 시한부 방송임을 밝혔고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 뉴스9>도 결국 파업방송”이라며 “<뉴스타파>는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해직언론인이 복직되더라도 대안매체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영방송까지도 권력과 자본에 종속돼 있는 상황에서 정치와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영상 매체가 하나쯤 었어야 하지 않느냐”며 “주류매체가 긴장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더욱 많은 대안·독립매체가 필요하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제작진은 그동안 ‘선관위 디도스 공격’,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 굵직한 사회 이슈를 비롯해 재능교육 해고자 복직 문제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사망 사건 등 자본의 어두운 이면도 조명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그는 “주류언론이 외면한 이슈,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장기·탐사보도를 강화하자는 게 큰 편집방향이었다. 하지만 폭발력 있는 특종보도 없이 이슈를 좇아 간 측면은 아쉽다”라고 평가했다. 

<뉴스타파>의 매체력과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초기 50만 건에 육박한 <뉴스타파> 유튜브 조회 수는 현재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상태. 그는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한 데서 온 결핍이 대안매체에 몰리면서 초기에 관심이 컸다”며 “팟캐스트 방송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조회 수가 감소했지만, 그렇다고 매체의 의미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PD는 <뉴스타파>의 안정적 재정 마련을 위해 이달 말 본격적인 후원금과 회원 모집에 들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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