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대군’의 위세는 여전했다.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청탁과 함께 8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법원의 허가도 없이 구치소 직권으로 풀려나 외부 민간 병원에서 미리 예약했던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최 전 위원장 측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데 대해 23일 공개 심리를 열었다가 곧바로 공개를 취소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24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 주재로 열린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 심리에서 정선재 부장판사는 “당초 수술의 필요성과 긴급성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심문 기일을 잡았는데, 최 전 위원장이 병원에서 이미 수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이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이 구치소에서 외부 진료를 갔다는 것을 법무부를 통해 21일 오후에 알았다”고 해명했고, 최 전 위원장 변호인도 “구속집행정지 신청 이후에 알았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법원과 검찰에 알리지도 않고 지난 21일 오전 최 전 위원장의 외부 병원 입원 및 수술을 허가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37조1항에 따르면 어떤 수감자든지 법원이나 검찰의 허락을 따로 받지 않고 구치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구치소장이 외부 병원 진료를 허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치소장 직권으로 외부 병원 진료를 허락하는 경우는 응급상황이 아니면 드물다는 점에서, 정권 실세 인사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서보학 경희대 법대 교수의 말을 인용, “법적으로 구속집행정지 권한은 원칙적으로 법원과 검찰에 있다. 행정부가 수감 중 발병하거나 당일 쓰러지는 등 응급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최 전 위원장에 대해 법원에서 적법 절차를 밟지 않고 사실상 구속집행을 정지한 것은 특혜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외과에서 혈관기형에 의한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받았으며 오후 1시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특실에 입원했다.
검찰이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금품 관련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통합진보당 서버관리 업체에서 압수한 서버에는 당원명부와 함께 당 회계자료 일부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사정당국 관계자는 23일 “검찰이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금품 관련 의혹에 대한 구체적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금품 관련 의혹은 부정경선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제기된 의혹은 모두 확인해볼 방침”이라며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금품 관련 의혹도 수사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이 전날 통합진보당 서버관리 업체인 ‘스마일서브’에서 압수한 서버 3대에는 당원명부는 물론 회계자료도 일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안팎에서는 2007년부터 당(옛 민주노동당 포함)이 당권파 핵심 인물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운영하는 선거기획사 ‘CN커뮤니케이션즈(옛 CNP전략그룹)’ 등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 인건비 과다계상 등 의혹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향은 5면 기사에서 “최근 공안부 대형수사의 패러다임이 전통적 의미의 공안 사건보다는 선거에서 비롯된 부패 사건이 주를 이룬다”며 “일각에서는 공안당국이 이제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는 진보세력에 ‘빨갱이’ 대신 ‘부패’의 낙인을 찍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디도스 사건 보도자료 제목 삭제 압력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당시 경찰 수사팀에 청와대 개입으로 보도자료에서 ‘국회의원 비서가 디도스 공격 지시’라는 문구를 삭제한 사실과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들끼리 대화를 나누도록 한 사실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서울신문> 8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초 디도스 관련 언론 발표 때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피의자 4명 검거-(부제)국회의원실 소속 비서가 디도스 공격 지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 초안에서 ‘부제’를 삭제하고 배포한 것이 청와대의 요청에 따른 조치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외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료의 내용 자체를 바꾸거나 수사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의 소제목을 바꾸는 정도라면 수용할 만한 수준의 요청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특검팀이 윗선 존재나 배후, 수사 은폐·축소 등 본질적인 의혹은 밝히지 않고 소제목 변경과 수사 기법을 문제 삼는 등 경찰의 초동수사 과정의 부실 여부에만 초점을 맞춰 몰고 가는 것이 아니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중요한 언론의 가치는 ‘진실보도’”
“급격히 발전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언론의 가치는 ‘진실보도’입니다. 전달하는 방법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춰 바뀔 수 있지만 본질인 진실은 그대로이어야 합니다.”
알자지라 영어채널 사장 알 안스테이의 말이다. <경향신문>은 24면에 지난 23일 서울 디지털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지난해 아랍 민주화 혁명이 일어나고 수십년간의 독재가 막을 내리게 한 데는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발언대를 제공한 알자지라의 역할이 컸다. 이와 관련해 알 안스테이 사장은 “아랍 민주화 혁명은 기술의 혁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정보를 누군가에게 알리고 나누는 데서 혁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튀니지에서 있었던 일을 사례로 들며 “누군가가 주민에게 총을 쏘는 광경을 촬영해 트위터에 올렸고 이것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며 힘을 모을 수 있도록 고무시켰다”면서 “보도와 정보를 알리는 틀이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진실이라는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스테이 사장은 또 “아랍 민주화 혁명 이후 미국 주민들 상당수가 알자지라의 진실보도를 인식하면서 알자지라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아랍 민주화 혁명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알자지라 영어채널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알자지라 서울지국은 다음달 중 문을 연다.
KBS ‘적도의 남자’ 방송 사고
KBS 2TV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연출 김용수) 방송사고가 났다.
<경향신문> 25면 기사에 따르면 23일 오후 10시 58분쯤 <적도의 남자>는 주인공인 이장일(이준혁)과 진회장(김영철)이 말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갑자기 화면이 정지됐다. 이어 잠시 후 ‘본 방송사 사정으로 19화를 마칩니다’라는 자막이 나왔다. 예정된 방송 시간이 7~8분가량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고영탁 KBS 드라마제작국장은 “드라마 후 CM이 포함된 마지막 테이프가 KBS 별관에서 본관으로 전달되는 시간이 지연돼 사고가 났다”며 “대본이 늦게 나오는 등의 사정으로 제작이 지연되고 편집이 늦어져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황당하다는 반응으로,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한 지 50분도 안된 상황에서 갑자기 방송을 잘라버리다니 황당하다”(김남헌씨), “갑자기 드라마를 끊다니 무슨 상황이냐. 본사 사정이라는 설명은 어이없다”(김승림씨)는 등의 의견이 올라와 있다고 경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