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대본’과 실시간 촬영으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는 이미 SBS <싸인>, <시크릿 가든>과 KBS <스파이 명월> 여주인공 이탈 등을 통해 공론화 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적도의 남자> 처럼 시청자와 약속한 방송 분량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방송이 중단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적도의 남자> 19회에서 방송 시간 10여분을 남겨 두고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극중 장일이와 진노식 회장이 싸우는 장면에서 갑자기 방송이 중단됐고 <적도의 남자> 타이틀이 올라가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다.
<적도의 남자> 제작진은 KBS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 지연으로 인해 방송 차질이 빚어진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KBS관계자들에 따르면 <적도의 남자> 19회 방송은 말 그대로 ‘생방송’ 드라마였다. 19회 방송분은 당일 오후 8시경 촬영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이 늦어진 데다 테이프 전달까지 지연되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KBS 관계자는 “김용수 PD가 워낙 꼼꼼한 성격인데다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다 보니 방송 시간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KBS내부에선 언론노조 KBS본부 파업이 이번 방송사고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제작진의 파업 참여로 제작 인력의 업무가 가중되다보니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이번 방송사고에 파업 영향은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24일 밤 방송되는 마지막회는 지난23일 방송되지 못한 분량까지 더해 90분으로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