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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닮은 야구, 최선을 다해 즐기죠”

[PD의 사생활] ‘야구광’ 소병철 CBS PD 박수선 기자l승인2012.05.28 23: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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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철 CBS PD는 야구광이다. 아내와 그를 아는 지인들은 그에게 “야구에 미쳤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면 야구선수로 태어나고 싶다”라고 말하는 소 PD는 주변의 이런 평가를 부인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부터 축구, 테니스, 골프 등 웬만한 스포츠를 즐겨했지만 소 PD가 야구를 유달리 좋아했던 건 아니다. 어렸을 때 당시 고종사촌인 해태타이거즈 김준환 선수 덕에 야구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봤던 게 야구와의 특별한 인연이라면 인연이다.

 

   
▲ CBS 야구단 빅커스(VICUS)에서 투수로 뛰고 있느 소병철 CBS PD
소 PD가 야구에 빠진 건 야구를 하면서 부터다. 그는 지난 2009년 결성된 CBS 야구단 빅커스(VICUS)에서 투수로 뛰고 있다. 지난 25일 목동 CBS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소 PD는 들뜬 표정이었다. 인터뷰 다음날에 경기가 잡혀 있다고 귀띔했다. “한 달에 두세 번 경기가 있는데, 경기가 있는 주에는 일주일 내내 흥분되고 설레죠.”

CBS 대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연출을 맡고 있는 그는 야구경기가 있는 주말에는 빅커스 간판투수로 마운드에 선다. 사회인 야구 동호회라고 쉬엄쉬엄할 것이라고 보면 금물이다. 야구를 ‘죽자고’ 하는 그에게 동료·후배들이 슬렁슬렁하는 모습을 보이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소 PD는 30여명의 선수가 뛰고 있는 빅커스에서 최고령 선수다.

“사회인 리그라도 성의 없게 하는 후배들을 보면 화가 나요. 그렇게 할 거면 집에서 늦잠이나 자라고 야단을 치죠. 야구를 즐기는 건 죽을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소 PD가 ‘화이팅 넘치는 팀’이라고 소개한 빅커스는 창단 3년 만에 리그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아마추어 팀에선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에는 동계 훈련도 다녀왔다. 올해 성적도 6승 2패(25일 기준) 나쁘지 않다.

소 PD는 올해 22경기 중 10승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인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의 직구 구속은 100㎞정도 나온다. 커브가 장기라는 그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던진다. “처음에는 오합지졸이었어요. 그런데 경기를 뛰면서 점점 실력이 느는 것을 느껴요. 더블아웃을 잡아낸다거나 중계플레이를 매끄럽게 성공하는 순간에는 짜릿하죠.”

야구는 스포츠 중에서도 인생과 닮은 종목으로 꼽힌다. 9회말 2아웃까지 야구도, 인생도 끝난 게 아니라는 말에 소 PD도 동의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의외의 결과가 나와요. 승승장구하던 팀이나 선수도 작은 실수에 기세가 꺾여 지기도 하고, 10대 0으로 지던 팀이 11대 10으로 이길 수 있는 게 야구죠.”

소병철 PD가 응원하는 프로야구 구단은 넥센 히어로즈.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넥센은 지난해까지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던 팀이다. “넥센에 스타나 화려한 플레이어는 없어요. 자원이 부족한 팀이지만 넥센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무기력하게 지는 게임을 한 적이 없죠. 지더라도 끝가지 물고 늘어지는 경기 내용을 보면 가슴이 저리는 감동이 있습니다. 선수들의 모습에도 가식이 없고요.” 그가 왜 취미로 하는 야구에 온 에너지를 쏟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야구광답게 그는 사인볼을 수집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은 사인볼만 50여개다. 이종범, 박찬호 선수의 사인볼도 ‘득템’(아이템을 얻다)했다. “침대에서 마주보는 벽에 사인볼을 진열해놨는데 볼 때마다 뿌듯해요. 프로야구 1군 선수 200여명의 사인을 모두 받은 게 목표인데, 한쪽 벽에 진열해 놓으면 멋지겠죠.”

 

 

   
▲ 소병철 PD의 직구 구속은 100㎞정도. 커브가 장기라는 그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던진다.

사회인 야구를 하면서 야구를 보기만 하던 이전과 관점이 달라지기도 했다. “야구팬이나 관중들은 쉽게 보는데, 타자가 외야 플레이 잡는 건 어려워요. 투수와 홈플레이트에 있는 포수의 거리가 18.44m인데 직접 던져보면 스트라이크가 쉽지 않죠.”

프로야구를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관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연일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치우며 프로야구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에게 야구를 즐기기 위한 팁을 물었더니 “공부를 하면 더 많이 보인다”고 조언했다.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도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다.

소 PD도 이 조언을 실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원에서 주최하는 야구 전문 기록원 양성과정이 있어요. 아내와 함께 신청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하고 있습니다. 참, 심판교육과정도 기회가 되면 받고 싶어요.”

물론 마운드에도 계속 설 예정이다. 최근 은퇴한 이종범 선수보다 많은 나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다. “쉰 살이 될 때까지는 계속 야구를 할 겁니다. 동료와 후배들이 은퇴를 권할 때까지는 말이죠.”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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