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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건강한 방송

|contsmark0|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공동의 선을 위한 룰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강제하는 최소의 공적인 방식은 법(질서)일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은 일단은 많은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
|contsmark1|그런데, 때때로 처한 입장이 달라 서로간의 충돌이 있을 경우 법은 어디에 서야 할 것인가?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은 시민법적 사상이지만 사회법적 인식의 토대로 보면 법은 만인에 불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contsmark2|진정한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강제로서 법은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여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 사회의 민주적 질서는 제대로 진행된다.
|contsmark3|방송위원회의 방송정책은 결과적으로 강자의 편에 서 있음이 증명되었다. itv를 비롯한 지역방송사의 희생을 강요하고 kdb를 비롯한 막강한 자본의 요구를 충실히 대변한 채널운용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contsmark4|앞서 말한 사회법적 적용은 약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강자에게는 엄격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 반대다. 이는 결국 우리 사회의 민주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contsmark5|방송위원회의 채널운용정책 발표 이후 이해 당사자(이렇게 표현해보자)들의 반응을 보면 위성방송사업자(kdb)와 sbs 등은 이 정책을 모두 받아들이는 반면, 지역방송과 종합·중계유선사업자·itv는 전면적으로 반발하고 나섰고, 이 저항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다.
|contsmark6|또한 종합유선방송협회는 ‘위성방송의 지상파방송 동시재송신’(다소 길고 어렵지만 이것이 가장 정확한 용어다) 허용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중앙방송사에 대한 업무협조를 거부함은 물론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결의에 대다수 지역방송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가히 방송대란의 국면이 아닌가?
|contsmark7|지역방송은 갈수록 중앙집중적으로 바뀌고 있는 방송구도를 견제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마지막 대안이자, 현실적으로 가장 구체적인 대안이다. 과거 외쳤던 세계화의 구호가 이제는 얼마나 공허한 결말을 맺고 있는지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방송위원회의 ‘시대착오적 채널정책’은 이같은 건강한 방송질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나 보편적인 흐름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contsmark8|필자는 방송현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시대의 총체적 문화발전을 위한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시대와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 이는 참으로 속내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듀서의 할 일은 이런 것이어야만 한다.
|contsmark9|방송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사실 사회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좋은 프로그램으로 사회와 시청자에 기여하는 것은 따라서 방송프로듀서의 의무라 생각한다.
|contsmark10|itv를 비롯한 지역방송인들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기 위하여 무한한 노력을 해 왔다. 나름대로는 열악한 제작여건을 온몸으로 버티면서 방송제작자란 자존심 하나로 지탱해 온 지난 4년이며, 이제 조금씩 그 결실을 보고 있다.
|contsmark11|외부적 상황은 여전히 암흑이다. 아마도 이 암흑은 앞으로도 쉽게 걷히지 않을 것이다. 지역방송사들이 건강하게 성장할수록 외부의 견제와 부당한 정책은 더 거세게 작용할 것이다.
|contsmark12|하지만 동짓날 밤이 아무리 길다하여 솟아 오는 아침해를 멈출 수는 없는 법. 지역방송인들은 건강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방송의 훌륭한 구체적 대안으로 이 땅에 자리 매김할 것이다.
|contsmark13|백민섭itv 프로듀서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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