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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여전히 교착상태”…사측 “대화의 문 열려있어”

▲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로비의 모습. ⓒPD저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새노조)의 파업이 사측과의 합의안 도출로 마무리되며 MBC파업의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로 파업 130일을 맞은 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지난 1일 사측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MBC노조가 ‘김재철 사장 퇴진’이란 구호를 이어가는 한 실질적 대화는 어렵다는 관측이지만, 노조 집행부의 구속 위기 속에 정치권의 계산과 조합원들의 피로감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MBC노조는 7일자 총파업특보에서 “KBS 노사 합의안은 ‘대통령 선거 공정보도’라는 원칙 아래 노조가 제시한 여러 가지 구체적 요구 사항이 상당히 반영됐다”고 전한 뒤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는 김재철만 고립돼 ‘퇴진’ 외에는 선택할 길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이어 “초유의 5개 중앙 언론사 동시파업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며 현 정권의 언론 독립 말살에 대한 분노는 MBC와 김재철로 집중될 것”이라 주장했다.

MBC노조는 여전히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이 있는 한 협상은 난망하다는 것. MBC노조 관계자는 “김인규 KBS사장과 달리 김재철 사장은 노조와 협상의지가 없다. 본인이 물러날 때는 물러나더라도 노조는 끝장낼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이 교착상태라고 귀띔했다. 노조는 김 사장의 배임혐의를 집중 선전해 정치권과 김 사장을 더욱 압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정영하 노조위원장 등 MBC노조 집행부 5명은 7일 오후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지난번 영장 청구가 전원 기각 되고 나서 2주 만의 재심사다. MBC 안팎에서는 법원이 또다시 전원 기각을 판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 집행부 핵심간부들이 모두 구속될 경우 이후 꾸려질 2선 집행부는 현 집행부보다 업무복귀와 협상의 압박을 더욱 받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 김재철 MBC 사장. ⓒMBC노조
MBC경영진은 파업 초기와 같은 입장이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MBC노조가 진정 협상을 원한다면 사장퇴진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요구 조건을 거둬야 한다. 불법파업을 접고 들어온다면 어떤 문제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노사 간 물밑 협상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장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 지난 1일 노조가 대화하자고 공문을 보내긴 했으나 (노조가) 대화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회사측은 파업 초기부터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대화를 원한다면 성실한 태도를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파업 중인 MBC 조합원들은 조만간 추가 대기발령 및 징계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파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MBC파업 해결을 위한 여러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방송가에서는 청와대가 김재철 사장의 ‘시한부 임기’를 약속해준다면 MBC노조가 파업을 풀 것이란 소문이 있다. 야당의 경우 당초 19대 국회에서 언론장악 인사 청문회를 요구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안을 사실상 포기하는 대신 김재철 사장만 사퇴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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