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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사, ‘대선 공방위’ ‘탐사보도팀 부활’ 합의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언론사 노조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KBS(이하 KBS 새노조)가 가장 먼저 사측과 공정방송 장치 마련에 합의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KBS새노조는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탐사보도팀 부활  △대통령 주례 방송 폐지 등에 대해 사측과 잠정 합의에 도출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김현석 위원장과 김인규 사장이 노사 대표를 맡기로 한 대선 공정방송위원회는 그동안 단체협약에 따라 노사가 운영하고 있는 공방위보다 위상을 강화한 것이다. KBS새노조는 “지금까지 운영해오던 공방위는 사장의 불공정 방송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어려웠다”며 “노사동수의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에 노사가 합의함으로써 대선 국면에서 공정방송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가질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대선 공정방송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가 시행됨에 따라 기업별 노조인 KBS노동조합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일단  대선 공방위의 한시적 운영에 합의한 상태다.

2005년 출범했다가 2008년 폐지된 탐사보도팀 부활에도 노사 양쪽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새노조는 탐사보도팀 부활로 권력 감시 기능을 복원하게 됐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김용진 울산방송국 기자(전 탐사보도팀장)의 탐사보도팀 복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전국언론노조가 6일 오전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노사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언론노조
이번 합의안은 노조의 요구인 공정성 회복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사측도 공정방송을 위한 개선 노력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인 데는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퇴진 압력이 높아지면서 혹시 김인규 사장에게 튈지 모르는 불똥을 미리 차단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계도 있다. 우선 노조가 공영성 훼손의 주범으로 지목한 김인규 사장과 이화섭 보도본부장은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됐다. ‘특보 사장’ 퇴진을 외쳐온 노조는 김인규 사장 임기가 끝나는 11월까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 이는 총선 이후 정치 지형이 노조 측에 불리하게 형성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또 복수노조 사업장의 특성상 KBS새노조의 ‘사장 퇴진’ 요구가 사측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이런 객관적인 여건 속에서 노조는 실질적인 방송을 바꾸는 투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협상 내용을 두고 KBS 역사상 최장기 파업의 결과치곤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도 있다. KBS새노조는 대선 공정방송위원회와 탐사보도팀 부활을 성과로 꼽고 있지만 그동안 사측에서 단협상 보장된 ‘공방위’를 무력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전례에 비춰보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은 “총선 이후에 어떤 모습으로 들어가더라도 만족감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열심히 싸워서 앞으로 KBS의 뉴스와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새노조는 사측과 마련한 합의안에 대해 7일 오전 실국총회를 거쳐 오후에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대의원대회에서 합의안 추인을 받으면 빠르면 오는 8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KBS새노조의 파업과 별도로 7일 현재 98일째 제작 거부 중인 KBS기자협회도 오는 8일 저녁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제작거부 중단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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