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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우리 프로듀서들의 자화상방송위원장 호화 잠자리 파문을 보며
  • 승인 2001.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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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2001년 우리 프로듀서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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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희망의 세기라는 뉴밀레니엄의 첫해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발걸음을 총총히 옮기고 있다. 여름 한반도를 달궜던 언론사 세무조사와 언론 개혁의 함성, hdtv 본방송 시대의 개막, 외주 편성 30%대 확대, 위성방송을 둘러싼 논란 등 급변하는 사회와 방송 환경의 변화 속에서 지금 우리 pd들은 과연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가?
|contsmark3|2001년 우리 pd들 1/3은 주당 61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휴일에도 여가를 즐기는 대신 일을 하고 있다. 외주 제작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을 30%대까지 법률로 강제하고 있는 지금 여전히 우리들은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contsmark4|다람쥐 쳇바퀴 돌 듯 프로그램을 찍어내면서도 이 분야에서만큼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을 계발할 재충전의 기회도 없이 시청률에 가위 눌려 한 해를 보내왔다. 열악한 제작여건과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 절반 가량이 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나머지 1/3도 기회가 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이미 상당수의 동료들이 유학 길에 오르거나 길을 찾고 있고, 다른 분야로 진출할 것을 모색하고 있다.
|contsmark5|다가올 방송 환경의 변화가 결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불안. 동료들과 고통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개인 속으로 침잠해 침묵 속에서 길들어지고 있는 모습. 개인적으로 파편화되어 건강한 고민을 회피하는 우리의 모습이 2001년 한해 내내 우리를 비추던 자화상은 아니었던가?
|contsmark6|하지만 희망을 접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전히 75% 이상의 프로듀서들이 직업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표시하고 있으며, 또한 절반 이상의 프로듀서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욕심과 본분을 잊지 않고 있다.
|contsmark7|아무리 권력과 자본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방송을 농단하고, 방송시장의 재편을 통해 길들이려 하더라도, 우리 pd들은 언제나 프로그램을 통해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선배와 후배, 그리고 동료들에게 있다.
|contsmark8|이제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손을 꺼내어 움추린 동료들의 어깨를 감싸고, 자신을 가뒀던 세계에서 벗어나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뜨자. 한사람을 위한 전체, 전체를 위한 한사람이라는 아름다운 원칙을 망각하지 않는 한, pd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소박하지만 건방진(?) 믿음을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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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방송위원장 호화 잠자리 파문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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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바야흐로 세밑, 덕담의 계절이다. 사소한 허물들은 덮어두고 새해를 기약함이 어울릴 시기다. 그러나 요즘 우리 방송계가 돌아가는 모양새는 그 정도의 미풍양속조차 지키지 어렵게 한다. 최근 불거진 방송위원장의 호화판 잠자리 파문. 그것은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썰렁한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contsmark15|첫째, 그 돈이 어떤 돈인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국민의 돈이다. 주지하듯이 방송위의 운영예산인 방송발전기금은 방송광고료의 일부가 환수된 것이다. 광고료는 비록 형식상으로는 해당기업에 의해 지불되지만 실제로는 제품가격을 통해 소비자(국민)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contsmark16|따라서 방송위의 운영예산은 여타 정부부처의 예산과 마찬가지로 엄정하게(!) 집행돼야만 한다. 초과집행하려면 그 사유가 분명해야만 한다. 그런데도 납득할 만한 사유도 없이 규정에 세배나 되는 돈을 초과집행된 것이다.
|contsmark17|둘째, 그 돈은 무엇을 위해 쓰여야 하는 돈인가. 방송발전기금은 말 그대로 ‘방송의 발전’을 위해 쓰여야만 하는 돈이다. 제대로 된 방송정책을 연구하고 집행하는데 쓰라고 배정된 돈이다. 그런데 방송발전을 위해 왜 그처럼 호화객실이 필요했을까.
|contsmark18|세미나를 마치고 단란주점에서 뒷풀이까지 했음에도 세미나룸에 열두겹 방탄유리 ‘개인용 사우나’시설이 딸린 객실이 왜 필요했을까. 방송위 해명에 따르면 위원장이 그 방에서 기자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데 방송발전을 위해 과연 얼마나 심각하고 수준높은 담화가 오고갔었는지, 그것은 보통 객실이나 로비, 커피숍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었는지…. 방송발전기금을 특정개인의 자기과시와 허영심을 만족시키는데 써도 되는 ‘눈먼 돈’쯤으로 치부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일들이 가능했겠는가.
|contsmark19|방송위원회는 이 나라 방송계의 최고의 정책·행정·규제기관이다. 따라서 그에 합당하는 만큼의 도덕성을 담보해야만 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미 무능과 무소신으로 비판의 표적이 돼온 방송위의 수장은 급기야 ‘일상적인 도덕적 해이’라는 오명까지 자초하고 말았다.
|contsmark20|(더불어 올해 초의 비자금 파동을 상기해보라) 그렇다면 이제 김정기 위원장은 책임있게 거취를 정해야 도리가 아닐까. 덕담의 계절에 이렇게 쓴소리를 해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심사는 실로 씁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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