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현장에서 더 치열하게 싸우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95일 파업' 끝에 업무 복귀하는 KBS새노조 마지막 집회

 

▲ 파업을 접고 제작현장으로 돌아가는 KBS새노조가 8일 오후 파업 마지막 집회인 전국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PD저널
95일만에 파업을 접고 제작 현장으로 돌아가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국민들 앞에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 품에 KBS를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다. 하지만 KBS새노조는 “공정방송을 실천하기 위한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하겠다”라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밝혔다.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열린 KBS새노조 전국조합원 총회는 95일간의 파업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집회였다.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은 “집회에 앞서 열린 조합원 토론회에서 파업 중단에 대한 아쉬움과 내일부터 업무에 복귀해서 느껴야 할 부담감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며 “파업을 마치고 들어가서 열심히 싸울 수 있을 만큼 강해졌고 자랑스럽게 싸웠다고 생각한다”라고 이번 파업을 평가했다.

95일간의 파업을 정리하는 영상이 나가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지는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95일은 짧은 영상으로 담기엔 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KBS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어용’ ‘정부 편향보도’를 떠올리는 시청자들의 평가를 바꾸기엔 짧았다.

김웅식 KBS새노조 대전충남지부장 대행은 “우리 파업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깨우치야 하는 시간이었다”며 “대의원대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16%의 조합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앞으로 싸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이날 집회는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었지만 총회가 끝난 뒤에 고생스러움과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는 조합원들도 있었다.ⓒPD저널
이날 집회는 제작 현장 복귀를 앞두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 각 구역 중앙위원들은 조합원들을 대표해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정홍규 기자는 “업무 복귀를 해야하는데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면서 하지만 “공정방송 보도의 첨병에 서서 쟁취해야 할 곳이고, 파업 중인 다른 사업장 보도도 우리가 쟁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노원 아나운서도 “파업한 아나운서 14명이 모두 파업 전 프로그램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들을 복귀시켜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데까지가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정민 PD는 “이렇게 파업을 접는게 아쉬움 후배돌도 많은 것 같은데 들어가면 더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며 “많은 개개인의 싸움이 있는데 이제 개인들이 중앙위원이고 집행부 일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긴 싸움을 벌이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정영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공정방송을 지키는 싸움의 최전선은 파업 현장이 아니라 방송 제작현장”이라며 “KBS 동지들은 KBS를 리셋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올라가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11일째 단식 중인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최초의 불꽃은 MBC에서 일었고 이를 옆으로 전한 도화선은 KBS본부 조합원 동지들이었다”며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대투쟁이 없었고,  YTN과 연합뉴스의 투쟁도 없었을 것”이라고 파업에 박수를 보냈다.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영상을 통해 “이번 투쟁의 경험을 기초로 해서 대선을 비롯한 사회의 문제에 대해 엄정하게 보도한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나아질 것이고 여러분의 투쟁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도 “또다시 싸워야 하고 길고도 어려운 과정이 앞으로 남아있다”며 “다른 사업장 의 투쟁에 대해서도 강력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집회는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었지만 그간의 고생스러움과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사회를 맡은 오태훈 아나운서는 집회 도중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95일 동안 파업을 이끌어온 조합원들은 총회가 끝난 뒤에도 ‘개념광장’을 떠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보냈다.  

KBS새노조는 오늘 9일부터 실질적으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 KBS새노조는 업무복귀를 하루 앞두고“공정방송을 실천하기 위한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밝혔다. ⓒPD저널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