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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있는 한, 어떤 민주정부도 성공 불가능”

[인터뷰] 언론개혁 다큐 ‘야만의 언론’ 기획한 김성재 전 청와대 행정관 김세옥 기자l승인2012.06.11 18: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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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컨대,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더 이상 쿨(Cool)한 소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솔직한 첫 느낌은 이랬다. “조·중·동의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안티조선’ 운동이 시작됐던 게 언젠데 아직까지 조·중·동이라니, 너무 진부하지 않아?”

지난 7일 서울 서교동의 한 찻집에서 조·중·동 고발 다큐멘터리 영화 <야만의 언론>을 기획한 김성재 전 청와대 행정관을 만났을 때, ‘진부하다’는 표현을 피하면서도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조·중·동의 폐해에 대한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고, 이미 이들 신문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예전만 못하지 않나요?”

인터뷰를 청해놓고, 왜 그런 소재의 영화를 기획했냐고 따지는 형국. 자칫 무례할 수 있는 질문에 김 전 행정관은 생각을 고르는 듯 앞에 놓인 찻잔을 만지작거리더니 짧은 일화로 대답을 대신했다.

   
▲ 김성재 전 청와대 행정관 ⓒPD저널
“영화 <야만의 언론>은 2년 전 냈던 책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책보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책이 출간되고 나서 일간지 편집장 출신 언론인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어요.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고 말이죠. 조·중·동이 나쁘다고들 하고, 실제로도 나쁜 것 같긴 한데, 대부분은 어떻게 나쁜지 모르고 있어요. 일간지 편집장 출신 언론인조차도요.”

때문에 <야만의 언론>은 조·중·동이 ‘언론이라는 고상한 권위’를 이용해 어떻게 ‘범죄의 기술’을 구현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노무현’이라는 열쇳말을 통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조·중·동의 끊임없는 흔들기다. 김 전 행정관의 표현을 빌자면 ‘두 손 들 때까지 반대하고 나가떨어질 때까지 흔드는’ 식이다.

실례로 참여정부가 2003년 5·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 <조선일보>는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심”이라며 부정적인 꼬리표를 붙였고, 2005년 8·31 대책 직후엔 “집값 안정 효과가 지나쳐 부동산 거래와 건설경기를 죽인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동아일보>도 2006년 11·15 대책 직후 ‘정부 대책과 거꾸로 했더니 8년 만에 31억 부동산 부자’ 등의 기사로 정책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부채질했다.

“물론 정부 정책에도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조·중·동은 참여정부의 어떤 정책도 여론이 지지할 수 없도록, 나오자마자 흔들고 시행도 하기 전 사망선고부터 내렸어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건설업자에게 광고를 받는 언론이 서민들에게 집값이 오르면 좋다는 환상으로 투기를 조장한 거죠. 조·중·동이 이런 보도를 계속 하는 한, 서민과 중산층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은, 단언컨대, 결코 만들 수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녹을 먹었기에 노무현 대통령에 각을 세우고 그의 죽음에 일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조·중·동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게 아니라 “조·중·동을 지금처럼 두고선 그 어떤 민주정부가 들어서도 정책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서늘한 진실을 ‘노무현’이란 열쇳말로 알리고자”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기억하시나요? 참여정부 시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조선일보>는 1면부터 종합면을 모조리 할애해 방독면 착용법 등의 기사를 실었어요. 정부는 괜찮으니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국민을 안심시키는데 신문 시장의 6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조·중·동이 매일같이, 한 목소리로 금방이라도 북한이 남침을 하고 핵전쟁을 벌일 것 같은 보도를 계속한 거죠. 그러다보니 매일 주가가 30%, 50%씩 빠졌는데 그걸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였어요. 결국 일주일 후엔 다시 주식이 오르고, 결과적으로 우리 투자자들만 손해를 봤죠. 국민에게 손해를 끼친, 조·중·동의 이런 사기 행각을 제대로 알아야만 해요.”

   
▲ 영화 <야만의 언론> 홍보영상
김 전 행정관의 말처럼 조·중·동의 폐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영화를 만드는 일이다. 김 전 행정관은 “조·중·동의 폐해는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에서 구체적으로 적고 있는 만큼, 이 책의 내용을 영상으로 잘 구현만 할 수 있다면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르면 8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야만의 언론>은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우 명계남씨,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 등의 인터뷰 촬영을 80% 가량 진행했으며, 편집 등 후반작업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후반작업은 독립영화제작사 ‘시네마달’에서 맡아 진행 중이다.

통상 독립영화를 찍는 데 드는 최소 비용은 1억. 제작에만 최소 5000만원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김 전 행정관은 지난달부터 인터넷 모금 사이트인 ‘굿펀드’를 통해 오는 16일까지 시민 모금을 받고 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아 11일 현재 580여명이 참여해 3170만원을 후원했다.

 “제작비는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부분 대기업이 주인인 극장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 여전히 고민이네요. 투자부터 꺼렸으니까요. 그래도 일단 타진을 해보겠지만, 역시나 안 되면 독립영화 상영관들을 뚫고 공동체 상영, 인터넷 유통 등이라도 할 생각입니다. 영화가 완성되고 어떤 방법으로든 한 번씩 봐주시기만 한다면 이렇게 말하게 될 겁니다. ‘이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만 되면 성공입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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