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재무안정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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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재무안정성 ‘빨간불’
단기차입금 3000억원 육박… “디지털 전환 시설 투자 탓”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2.06.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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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KBS

KBS의 단기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해 재무 안정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KBS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710억원에 이른다. 단기 차입금은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 2010년 673억원(12월 31일 기준), 2011년 1897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부채규모도 2010년 4426억원에서 2011년 6395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올 연말까지 지상파 아날로그 TV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대규모 디지털 전환 시설 투자에 단기차입금이 조달됐다고 KBS측은 설명했다. KBS 관계자에 따르면 단기차입금이 최근 급증한 이유는 지상파 아날로그 TV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설 투자가 이 기간 동안 집중됐기 때문이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KBS

하지만 디지털 전환 사업을 차입에 의존하면서 KBS 재무 안정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공개된 2011년도 KBS 경영평가결과는 “2012년에도 차기 설비 투자를 위해 계속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수입이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거나 수신료 인상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투자금액 만큼의 지속적인 추가 차입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그럴 경우 KBS 재무안정성 지표는 중장기적으로 크게 악화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4월까지 경영실적으로 보면 이같은 전망이 기우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KBS는 4466억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4776억원을 비용으로 지출해 31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규모는 보수적인 광고 집행이 나타나는 시기임을 감안해도 전년도에 비교해 3배 이상 많았다. 차입금 때문에 발생하는 이자부담도 41억원으로 지난해 16억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광고매출을 포함한 사업이익에선 651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기부금 등의 비용을 줄여 겨우 적자를 면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김인규 사장의 차입금을 줄이려는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S 한 이사는 “차입금은 쌓여가는데 지난해 경영진은 불필요한 내부 공사를 하고 직원들 임금을 올려줬다”며 “그래서 수신료 국면에서 의도적으로 재무 상태를 악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진 KBS 예산주간은 “차입금이 더 늘어나면 문제지만 아직 위기 상황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차입금을 2000억원대로 줄이기 위해 불용자산 처분이나 차입금 일부 상환 등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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