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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방송프로덕션 현황
  • 승인 2001.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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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현재 일본의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많은 프로그램은 실제로는 방송사가 만드는 비율보다도 외부 프로덕션이 만드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contsmark1|외부프로덕션의 제작형식은, 방송사 사원과 프로덕션 사원이 공동으로 만드는 경우, 100%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경우, 방송사의 리드하에 제작회사는 단순히 필요한 인력을 파견하는 경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contsmark2|한 자료에 의하면 일본 국내의 영상 프로덕션 총수는 대략 2,400사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데는 일부에 지나지 않다고 보면 된다.
|contsmark3|일본의 텔레비젼 프로그램제작사연맹(atp)에 가입돼 있는 회원수는 현재 약 70여개사 정도인데, 이들 회원사들은 거의 다 중견 이상의 회사들이다. 사원수가 채 열명도 안되는 프로덕션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atp에는 극히 일부의 프로덕션만 가입해 있는 셈이다.
|contsmark4|그런데 이들 프로덕션이 일본에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초부터다. 당시 방송사를 둘러싼 내외부적인 환경이 프로덕션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contsmark5|원래 방송프로그램은 방송사가 전부 직접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은 방송사를 둘러싼 내외부의 환경이 변화함으로써 바뀌게 된다. 하나는 방송기술의 발전, 또 하나는 방송사 경영환경의 변화였다.
|contsmark6|우선 방송기술상으로, vtr 편집기술의 발전과 eng 카메라의 등장이 프로그램 제작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했다. 프로그램 제작이 한결 수월해진 때문에 외부 프로덕션들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contsmark7|또 일본경제의 고도성장기에 초고속 성장을 이룩한 방송계에 노동쟁의가 빈발하게 되었다. 대책으로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의 외주화를 생각해냈다. 일부를 복수의 외부프로덕션과 계약을 맺어 만들게 되면 노사문제로 골치를 썩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외주화의 이점은 또 당시 증가일로에 있던 프로그램 제작비를 줄이는 데도 있었다. 프로그램 제작을 발주하는 방송사와 수주하는 프로덕션의 숫자상의 커다란 불균형 때문에 프로그램 마켓은 필연적으로 구매자 시장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ontsmark8|신시대가 시작되어 프로덕션을 둘러싼 환경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프로덕션들은 경영불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ontsmark9|새로 늘어난 채널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비는 기존의 지상파 방송용에 비해 십분의 일정도에 불과하다.
|contsmark10|그런데 이렇게 많은 프로덕션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업계에서 뭐니뭐니해도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야라세(사실왜곡, 조작)일 것이다. 계속되는 방송기자재의 발달로 누구든 손쉽게 제작을 할 수 있게 됐다든가 하는 등의 이유로 프로덕션 수는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실제로 경영이 안정된 곳은 별로 없기 때문에 일본 방송계에서는 가끔가다 큰 소동이 한번씩 일어난다. 바로 야라세다.
|contsmark11|살아남는 것이 제일 목표가 되는 상황에서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은 방송의 윤리니 뭐니 하는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contsmark12|정말 심각한 것은 이 야라세가 사실전달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정보프로에까지 적지않게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덕션 스태프들이 사실을 다루는 뉴스정보프로그램의 제작에까지 깊숙히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사측이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하면 별 문제가 안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contsmark13|프로덕션이 전체 편성의 80% 이상을 맡고 있는 현실, 처음부터 방송의 윤리, 사회적 책무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 한번 없이 오로지 재미와 시청률 위주의 제작방식에만 익숙해진 스태프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로서도 손을 쓰기 어려울만큼 야라세는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contsmark14|물론 일본의 프로덕션 업계에서도 소수이긴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 인기 프로그램을 쏟아내며 승승장구하는 제작회사들이 물론 있다. 그러나 다매체 다채널시대 운운하면서 방송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 만큼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대다수 프로덕션이 처해 있는 어려운 환경이 개선되는 일은 당장에 없을 듯 하다.
|contsmark15|그것은 기존의 방송사와 프로덕션의 관계, 그로 인해 비롯된 여러 가지 구조적인 모순, 문제들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대로 존재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contsmark16|※ 이달 11일에 발행된 ‘mbc pd 협회보’에 실린 글을 요약·게재합니다.
|contsmark17|송일준mbc 도쿄 pd특파원|contsmark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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