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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상대 195억 손배소에 해고까지…“정상화 의지 없어”

▲ 김재철 MBC사장.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의 파업이 4일로 157일째를 맞은 가운데 김재철 MBC 사장이 정치권의 ‘사퇴여론’에도 불구, 파업초기와 같은 강경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여야가 원구성 합의문에 MBC파업 사태해결을 명시함에 따라 대부분의 언론은 ‘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에 의한 김재철 해임’에 방점을 찍었다. 새누리당 김종인 전 비대위원과 이상돈 전 비대위원, 남경필 의원 등 여당 내 인사들조차 사퇴여론을 의식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 MBC인사위원회는 지난 2일 재심에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 해고 등 파업 조합원 12명에 대한 중징계를 원심대로 확정했다.

이에 더해 경영진은 노조집행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액을 기존의 33억원 가량에서 195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청구취지 변경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경영진은 지난 6월 22일 회사특보를 통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광고매출액이 전년대비 198억원 감소했다며 “파업에 따른 광고손실액이 경쟁사인 KBS와 SBS에 반사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 한 바 있다.

MBC노조는 3일 특보에서 사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파업으로 매달 인건비 30억 원을 보존해 파업 돌입이후 다섯 달 동안 150억 원의 예상 밖 흑자 요인이 발생한 점, 사실상의 대체 인력을 무분별하게 투입함으로써 프로그램 결방을 비롯한 타격이 적었던 점 등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사실 왜곡”이라 반박했다.

경영진이 청구한 195억원은 대규모 사업장인 금호타이어(179억원)나 현대자동차(100억원) 사측에서 파업 당시 노조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액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회적으로 파업사업장 노조집행부에 대한 손배소 청구는 사회적 약자의 발언권을 봉쇄하는 노동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경영진은 손배소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고 매출과 방송 3사 기준 최고시청률, 최고영업이익을 내는 게 확실한 상황이었지만 최장기 파업으로 (노조가) 회사에 끼친 피해를 생각하면 195억 원이란 수치조차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의 사퇴 압력 속에서도 김재철 사장이 강경대응을 이어가는 것은 정치권에 사퇴의사가 없음을 알리는 메시지인 동시에 노조에게 업무복귀 명분을 주지 않고 끝까지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사측 태도를 두고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노사 대화를 주문했고 민심을 받은 국회는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회사가 전혀 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사측의 태도는 파업을 계속 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같다”며 “김재철은 자기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앞뒤 안 가리고 국회의 합의문 선언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는 지난 6월 29일 파업 이후 처음 공식 대화 자리를 가졌지만 2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났다. 이진숙 본부장은 “노조는 계속해서 사장퇴진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대화(6월 29일)한 다음날 콘서트도 진행했다”며 노조야말로 대화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서명은 지난주 6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같은 추세라면 이번 달 내로 100만 명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경영진은 외부 여론과 관계없이 다음주중 경력사원 40여명을 뽑고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취재에 이들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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