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새 방문진 이사들, 내 지지자들로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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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MBC노조 폭로…김 사장 발언 사실이면 8월 해임은 어려워

김재철 MBC사장이 “새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진은 이미 자신을 지지할 사람들로  내정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4일로 파업 157일째를 맞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4일자 노조 특보를 통해 “6월 28일 김재철 사장이 임원과 간부들이 동석한 간담회 자리에서 8월에 들어올 (여권) 이사들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MBC의 대주주로 MBC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비롯, 사장 임면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회는 청와대와 여당, 야당이 각각 3명씩 추천한 인사로 채워진다. 김 사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 사장은 오는 8월 방문진 이사진 교체 이후에도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MBC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김 사장은 방문진 다수를 차지할 여권 이사진이 자신을 지지할 사람들로 내정돼 자신의 퇴진가능성은 5% 이하라고 언급했다. 또 “이 대통령이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해도 방문진에 영향력이 남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만약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이 공영방송을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 인사에 깊숙히 관여해 공정성을 훼손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MBC노조는 “김 사장 지시에 따라 간부들이 사장의 언급을 알리는 과정에서 노조로 폭탄 발언이 전해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새 방문진 이사가 내정돼 있다는 김재철 사장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진행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사 후보자 신청 접수와 향후 이뤄질 자격 심사는 요식 행위”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지난 6월 29일 방문진 이사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으며, 이르면 오는 20일 쯤 새 이사진 선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는 이어 “(이번 발언은) 김 사장을 배후 조종해 지난 2년간 MBC의 공영성을 말살한 장본인이 이대통령임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라 강조한 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릴 언론 관련 청문회에서 김 사장과 공영방송 장악 세력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측은 “MBC노조가 방통위, 방문진, 국회 등에서 김재철 사장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사측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재철 사장은 (노조가 주장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당시 간담회는 29일로 예정된 노사 대화와 관련된 업무 보고 자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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