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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드라마 경향이 변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 들어설 즈음이면 어김없이 방송·영화계에서는 ‘납량물’들을 선보였다. 안방극장의 무더위를 날릴 만한 콘텐츠 중에 ‘납량물’만한게 없다. 그러나 점차 ‘납량물’이 주춤하면서 여름철을 겨냥한 하반기 드라마 라인업 추세도 달라지고 있다.

▲ KBS 2TV <구미호: 여우누이뎐>(2010) ⓒKBS

■ ‘시즌맞이 납량물?’…“옛말” = 이제 방송가에서 ‘납량물’은 그 자체로 솔깃할 만한 장르는 아니다. 그나마 기담이나 구전으로 전해오는 전설들을 엮어낸 <전설의 고향>으로 ‘납량물의 고전’을 유지해오던 KBS 조차 <구미호: 여우누이뎐>(2010)을 끝으로 납량물 편성을 하지 않고 있다. ‘시즌 맞이’로 편성의 한 자리를 내주던 납량물을 본다는 게 옛 일이 된 것이다.

또 납량물이 지닌 소재의 한계가 있다. ‘귀신’이라는 소재를 택함으로써 진부한 설정으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또 납량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시들해져 황금시간대에 편성되는 미니시리즈의 경우 보통 16~20부작으로 방영되는데 납량물로 ‘올인’하는 일은 무리다.

손정현 SBS 드라마국 차장은 “납량물은 시청층의 한계가 있고, 호불호도 분명하게 갈린다. 특집으로 2부작 정도가 아닌 미니시리즈로 하기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내부에서도 납량물을 선호하는 연출자의 수요도 낮은 편이다. 한 PD는 “내부에서 납량물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드라마) PD들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장르의 특성상 납량물은 전형성이 강하기 때문에 연출가 입장에서 매력적 요소가 많지 않다.

▲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SBS

■ 납량물의 변신= 이제는 납량물이 로맨틱 코미디나 추리물과 만나 변주하고 있다. 2009년 MBC 납량 특집극 <혼>은 기대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으나 ‘빙의’와 ‘여귀’라는 독특한 소재를 전면적으로 다룬 드라마로 참신한 기획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SBS도 여름 시즌을 맞아 ‘납량’에 무게를 싣기보단 ‘모티브’를 딴 드라마를 선보였다. <내 여자친구 구미호>(2010)는 ‘구미호’라는 모티브만 약하게 살리되 로맨틱 코미디의 발랄함과 판타지적 요소를 강화시켰다.
올 하반기 라인업을 살펴보면 납량물의 ‘모티브’만 살린 드라마가 대기 중이다.

MBC <아랑사또전>(연출 김상호, 극본 정윤정, 8월 15일)은 ‘아랑’ 전설을 바탕으로 원혼을 다룬다. 죽은 처녀의 원혼이 고을의 사또에게 나타나 한을 풀어줄 것을 간청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담아낸다. 특히 군 제대 복귀작으로 낙점된 배우 이준기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구미호’로 분해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신민아가 호흡을 맞춰 방영 전부터 눈길을 모으고 있다.

▲ MBC <아랑사또전> ⓒMBC

■ ‘여름 드라마 볼거리 풍성’= 방송3사는 납량물의 빈자리를 대신해 여름에 걸 맞는 기획들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 드라마 편성 가운데 부산에서 올로케이션하는 드라마들이 눈에 띈다.

지난 9일부터 첫 방송된 MBC <골든타임>(연출 권석장, 극본 최희라)도 부산 해운대가 주요 배경이다. 외상외과 응급실을 다룬 의학 드라마로 배우 이선균, 황정음, 이성민, 송선미 등이 의료진으로 분해 일터로서의 응급실을 그린다.

KBS <해운대의 연인들>(연출 송현욱, 극본 황은경, 8월 13일)은 기억을 잃은 검사와 조직폭력배의 딸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물로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스크린에서만 만나던 <돈의 맛>의 김강우와 <후궁>의 조여정이 출연한다.

곽기원 KBS 드라마국 EP는 “여름이다보니 시청자들이 시원하게 볼 수 있게끔 해운대를 주요 촬영지로 삼았다”며 “제작진과 출연진이 해운대에서의 촬영에 곧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하이틴 드라마도 선보인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연출 전기상, 극본 이영철, 8월 예정)는 아이돌 스타가 총출동한다. 설리, 민호, 이현우, 황광희 등이 출연하며 미소녀가 남자 체고에 위장전학을 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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