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복귀해도 ‘PD수첩’ 정상화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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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시사제작국장, “노조원 복귀해도 정상화 서두르지 마라”

MBC 파업이 곧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 높은 가운데 MBC경영진이 업무복귀 이후에도 <PD수첩>을 결방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12일자 특보에서 “업무복귀 이후에도 <PD수첩> 정상화를 부정하는 발언이 경영진의 공식회의석상에서 나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은 지난 주 시사제작국 부장단 회의에서 “노조원들이 복귀해도 방송정상화를 서두르지 마라”, “올림픽 때문에 어차피 (시사프로그램) 다 죽는다”고 발언했다. 김현종 국장은 이어 “노조원이 올라오면 1주일 이상 명령 휴가를 보내고 인사조치를 취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국장은 지난해 3월 ‘정치적 편향성’을 들어  최승호 PD의 <PD수첩> ‘퇴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PD수첩> 프로그램에 노동운동 편향성이 있고 정치적 편향성도 있다. <PD수첩>에 대한 과도한 정치색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파워업PD수첩> 2편 '피떡수첩'편의 한 장면.
김 국장의 인사조치 지시에 배연규 <PD수첩> 팀장은 “<PD수첩> PD 2명은 대기발령 시키고 나머지는 명령휴가를 보내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PD수첩> 소속 PD는 총 10명으로, 이 중 1명은 정직을 당했고 5명은 대기발령 상태다. 노조는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PD수첩>에 단 한명의 PD도 남기지 않음으로써 <PD수첩>을 고사시키겠다고 작정한 것”이라 비판했다.

MBC노조는 “김 국장의 발언은 그동안 사측이 업무복귀를 종용하고 방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희대의 사기극이었음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편성제작본부의 다른 부서에서는 보직부장이 파업참가자들에게 원래 프로그램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파업 중인 <PD수첩> 소속의 한 PD는 “간부들은 우리가 올라와 프로그램이 정상화 되는 게 정말 싫은가보다”라고 말한 뒤 “어떻게든 파업 인력 대신 시용PD를 통해 편하게 방송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MBC의 또 다른 시사교양 PD는 “회사가 시사교양PD들의 업무복귀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든 <PD수첩>을 대선 때까지 무력화시키려는 속셈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MBC 한 관계자는 “김재철 MBC사장이 간부들에게 <PD수첩>만큼은 대선때까지 꼭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MBC 경영진은 이미 노조가 파업 중이던 지난 4월 20일 기존의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을 해체하고 라디오본부를 라디오제작국으로 격하하는 등 조직개편안을 확정하며 “시사프로그램을 순치시키려는 조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PD저널>은 이번 논란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을 찾았으나 김 국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만남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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