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기 KBS 1TV 신년특집 HD 자연다큐멘터리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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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고통이 필요하다

|contsmark0|기획-세가지 목표
|contsmark1|바야흐로 hd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것은 종결형으로 결론내리기는 성급함이 있지만 현재의 tv가 지향해가고 있는 분명한 한 과정이다. 그 과정은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목표점에 도달해 갈 것이다. hd의 고화질 영상과 자연다큐멘터리 장르가 결합함으로써 증폭시킬 수 있는 ‘그린 엔터테인멘트’(green entertainment). 이것이 kbs자연다큐멘터리 <숲>의 기획의도 중 첫 번째 목표였다.
|contsmark2|두번째 목표는 사내외 동업자들에게 참으로 송구스런 표현이지만 자연다큐멘터리의 버전업이다. 이것은 많은 제작자들이 늘 자괴감으로 시달리면서 따라잡고자 하는 선발국 방송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싶은 진부한 욕구다.
|contsmark3|세 번째는 고품위의 음향이다. 수용자의 도구가 미비한 상태에서 영화처럼 5.1혹은 7.1채널은 어렵다하더라도 기존의 스테레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본격적 의미의 스테레오음향을 구현하는 것이 세 번째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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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10개월의 촬영-현장의 애로점 소니사가 제작한 hdw700a 카메라는 두 가지 면에서 제작자를 괴롭히는 불완전한 기자재다. 첫번째는 광량이다. 기존의 아날로그 카메라나 디지베타캠에 비해 최소 2스텝 이상의 노출이 필요하다. 그러나 숲속은 어둡고 빨리 해가 떨어지므로 제작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contsmark6|그리고 거리 대비 포커스의 관용도가 낮다. 그만큼 핀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자연다큐의 특성상 동적인 피사체를 표현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contsmark7|더군다나 망원렌즈나 접사렌즈 등 자연다큐에서 즐겨 쓰는 소도구와 미속·고속카메라 등이 미비상태다. 따라서 연계도구의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하드웨어적인 과제였다.
|contsmark8|두 번째 숙제는 식물이 갖고 있는 한계 즉 정적인 세계를 어떻게 동적으로 구현할 것인가다.
|contsmark9|그래서 보조도구·크레인이나 이동차 등을 이용해 단순브리지조차 동적으로 표현할 것. 식물의 움직임을 미속촬영 등으로 동적으로 구현할 것. 계절변화를 고정촬영대를 통해 한 신, 한 컷으로 표현해 완성도를 높일 것. 음향채음팀이 일정한 기간 제작진과 합류해 현장음향의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해 낼 것 등이다.
|contsmark10|이런 구체적인 목표들은 우리에게 타협점을 요구한다.촬영에 있어 일정부분 sd(standard definition)의 제작도구가 필요하다. 물론 최소화해야겠지만 망원렌즈, 접사의 빈도를 줄이되 적절하게 구사하지 않으면 표현이 안 된다. 특히 미속촬영의 경우 대안이 없다.
|contsmark11|또한 장비의 구속력 역시 크다. 예를 들어 ‘버섯’의 경우 한 개 아이템에 5일 이상 미속카메라를 돌려야하고 따라서 우리팀이 미속 장비 1대를 독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장비 제작사인 일본의 이케가미사에 양해를 구해 무상으로 6개월 동안 장비를 대여 받았다.
|contsmark12|미속카메라를 세트에서 돌려놓고 촬영감독이 다른 현장을 촬영하는 등 예산과 시간을 적절히 배분해야 했다. 카메라감독의 노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직접 이동차의 레일을 깔고 조명을 세팅하는 등 주어진 조건이상의 그림을 얻으려고 몸을 혹사해야한다.
|contsmark13|진화는 고통이 필요하다.조금이라도 진보한 영상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촬영감독의 숱한 ‘날밤까기’ 덕분이다. 음향팀들도 미세한 차이를 위해서 기존의 작업보다 스무배 이상의 노력을 쏟았다. 광릉숲의 현지민들도 자발적으로 스텝으로 활용되었으며 임업연구원의 많은 학자들도 기꺼이 그들의 노동을 보태주었다. 그럼에도 두 번째 목표인 ‘따라잡기’는 아직 요원하다.
|contsmark14|그것은 시장이 작고 투자가 모자라며 노하우가 일천한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 그렇지만 10개월의 장기제작이라는 특혜를 인정하고 온몸으로 촬영에 임한 스태프들의 성실한 노고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연출자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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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포스트 프로덕션
|contsmark17| 일본 nhk의 경우 포스트프로덕션 작업에 hd가 1.2내지는 1.5배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의 경우 2배정도 더 힘들었던 같다. 모든 것이 과도기라 제작지원 시스템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 믿는다.
|contsmark18|편집의 경우는 비교적 수월하고 행복했던 편이다. 현장에서 수 없는 기획회의를 통해 자연에서의 애드립을 최소화하고 리서치된 콘티에 의존해 촬영하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그것이 연출자가 자부하는 유일한 자랑이다.
|contsmark19|숲처럼 모든 것은 변화하고 진화한다. 자연다큐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은 낡은 것을 밀어낸다. 2002년 나의 동업자들은 낡은 ‘숲’을 한 켠에 밀어내고 새로운 왕국을 구현할 것이다. 그것은 살아있는 것들의 운명이자 또 다른 즐거움이다.
|contsmark20|이은수kbs 교양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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