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올림픽 중계, 시청률 대박…사업은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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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A= 이국배 통신원

NBC 방송이 이번 런던 올림픽 중계에서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닐슨 리서치에 따르면, NBC 방송이 중계한 런던 올림픽을 본 미국인 시청자는 4070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식의 시청자수는 3980만 명, 직전 대회인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시청자는 3490만 명에 불과했다.

그동안 NBC의 이 같은 저조한 시청률은 비단 올림픽 중계에만 해당했던 게 아니다. 때문에 NBC는 지금 무척 고무된 상태다. 올해 그래미 시상식의 시청자가 3990만 명,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자가 3930만 명이었던 것을 보면, 이번 개막식 중계는 미국에서 열린 모든 대형 이벤트의 시청률을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인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올림픽 중계에서 어떻게 이러한 엄청난 시청률이 가능한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그 비법은 바로 시차 편성에 있다. 미국은 동부와 서부의 시차가 3시간이나 난다. 런던과 뉴욕을 포함한 미국 동부 지역 역시 3시가 시차가 있다.

▲ 런던 올림픽 개막식 ⓒNBC

그런데 동·하계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NBC 방송은 당일 벌어진 모든 경기의 주요 내용과 현장 중계를 각각 동-서부 프라임 시간에 맞춰 방송될 수 있도록 이미 오래전부터 편성해 왔다. 이번도 관례에 따른 것이었을 뿐이다. 한마디로 전혀 새로운 기획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의 시청자들은 시차가 맞지 않는 올림픽 개막식을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동부, 중부, 그리고 서부 어느 지역에 살던 퇴근 후 집에서 프라임 시간대에 가족과 함께 볼 수 있었다.

NBC 스포츠 그룹의 마크 라자루스 사장은 “프라임 타임에 시청자를 TV 앞으로 모으려는 우리의 전략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생방송을 선호하는 한국의 시청문화에서 볼 때는 전혀 호감이 가지 않는 선택이지만, 미국인 시청자들은 올림픽 경기를 녹화 중계로 본다는 문화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더구나 올림픽은 수많은 종목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미국은 역대 올림픽에서 언제나 1위 아니면 2위였다는 측면 때문에-올림픽 정신에 따라 IOC의 공식 메달 집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메달 순위에서 금메달을 우선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금·은·동 메달 총계로 합산하기 때문에 지난 베이징 올림픽도 1위를 한 것으로 미국인들은 알고 있다-중계의 긴장도가 상당 부분 떨어지는 면도 있다.

하지만 NBC 방송의 이러한 자화자찬 대해 적지 않은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블루핀 랩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 대한 트위터상의 코멘트는 500만 건이었다. 7월 29일 <LA타임즈>에 따르면, 이 중 상당부분은 “지금과 같은 시대에 생방송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이었다.

▲ LA= 이국배 통신원/ 자유기고가
소셜 미디어 전문가 제프 자비스는 “NBC 방송이 트위터 세대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않는 중계를 했다”며 “ 현실과 괴리된 구습에 기초한 사업 모델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NBC 방송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NBC 방송은 이번 런던 올림픽 중계를 통해 최소 1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 중계권료가 자그마치 13억 달러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시청률 급등의 이면에는 상당한 사업적 손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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