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0|개편 시즌도 아닌데 프로그램들이 무더기로 죽고 산다. 어디 그 뿐인가? 방영시간을 엿가락처럼 늘이는가 하면 편성시간도 멋대로 바꾼다. 소위 ‘막판 5분 싸움’을 위해서다. 마치 증권가의 데이 트레이딩을 연상시키는 방송3사의 시청률 공학. 우리는 그 약삭빠르고 노골적인 행보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contsmark1|우선, 타사 프로그램이 끝난 후 광고나 sb가 나가는 시간에 끌어오는 막판 5분의 시청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contsmark2|그렇게 높아진 시청률은 수치를 위한 수치일 뿐이요, 사실상 프로그램의 질과는 전혀 무관한 것 아닌가? 그것은 결국 조작적, 공학적 기법으로 타채널의 빈틈을 이용해 그곳에 체포(!)된 시청자들을 끌어오겠다는 치졸한 수법, 자사 채널의 체포된 시청자들을 계속 묶어 두어 다음 프로그램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교활한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contsmark3|이는 방송3사의 시청률 경쟁이 이미 프로그램의 질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경쟁을 위한 경쟁’, ‘시청률을 위한 시청률’이라는 맹목적 단계에 들어섰음을 웅변해줄 따름이다. |contsmark4|따라서 우리는 “왜 그런 짓을 해서라도 시청률을 끌어올리려 하는가?” “왜, 무엇을 위해 방송을 하는가?”라고 계속해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좀더 비싼 가격에 보다 많은 양의 광고를 팔아먹기 위해서 아닌가. |contsmark5|입으로는 시청자 복지를 운운하면서도 실제로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고, 좀더 많은 시청자를 광고주에게 인도해 그들로 하여금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것. |contsmark6|여기에 지장이 생긴다면 개편 때 어느 프로그램을 어느 시간에 몇 분간 방송하겠다는 국민과의 어떤 약속도 헌신짝처럼 벗어던지는 자기중심주의와 탐욕이 그 바탕에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우리 pd들은 왜 그 따위 공학적 조작의 하수인으로 내몰려야 하는가? 과연 무엇을 위해서? |contsmark7|올해 방송계를 전망하며 우리는 이미 무한 시청률 경쟁의 도래를 경고했었다. ‘막판 5분 싸움’은 아직 그 예고편에 불과할 것이다. 바야흐로 본격화될 치졸한 제살 깎기식 시청률 공작. 그 끝에는 결국 공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contsmark8||contsmark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