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선후보검증팀’ 수개월째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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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선후보검증팀’ 수개월째 표류”
대선공방위·탐사보도팀도 지지부진…8월말 보도본부장 신임투표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2.08.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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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올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추진 중인 ‘대선후보검증팀’의 가동이 늦어지고 있어 내부에서 대선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인규 KBS 사장은 보도본부에 여러 차례 ‘대선후보검증팀’ 조기 가동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화섭 보도본부장이 ‘대선후보검증팀’ 구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검증팀 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게 KBS기자협회의 주장이다. 이화섭 보도본부장은 올림픽 방송단을 격려하기 위해 지난 6일 런던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대선후보검증팀’이 이름만 내건 채 기약없이 표류하고 있다”며 “김인규 사장이 이화섭 보도본부장을 여러차례 불러 ‘검증팀의 조기 가동’을 지시했는데도 이화섭 본부장은 ‘검증팀’에 대한 아무런 언질도 없이 올림픽 방송단을 격려한다는 이유로 런던으로 갔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자들의 정책과 재산 비리와 관련된 자료를 모으고 이를 분석한 뒤 현장을 취재하려면 지금도 이미 늦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흐지부지 사멸되거나 대선 직전에야 겨우 시늉만 하다 끝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대선후보검증팀 팀원으로 내정된 기자 명단을 보고 이화섭 본부장이 특정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비토를 놓았다고 한다”며 “기자가 어느 노조에 소속돼 있는지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KBS 기자협회는 또 이화섭 본부장에 대해 “본인의 노력으로 대선후보검증팀이 유야무야되면 정치적 치적이 되는 것이고, 혹시 산고 끝에 검증팀이 출발한다고 해도 사전에 충돌과 논란을 부각시켜 상처를 입힌다면 손해볼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은 뒤 “시간을 끌면 이화섭 본부장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으름장을 놨다.

KBS기자협회는 그동안 불공정 보도의 장본인으로 지목해 온 이화섭 본부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8월말 이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함철 KBS기자협회장은 “(이화섭 보도본부장 등을 비롯한 사측 간부들의) 공정방송에 실현 의지는 원래부터 없었지만 ‘탐사보도팀’ 부활을 비롯한 개혁조치들은 반드시 이뤄나가야 한다”며 “이화섭 본부장이  본부장을 맡은지 6개월이 되는  8월 말까지도 개혁 조치들에 대한 진전이 없을 경우 신임 투표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선후보검증팀’ 구성만이 아니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 종료 이후 노사가 합의한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도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합의문 작성 당시 노사는 지난 1일까지 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명시했지만 KBS 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논의와 맞물려 아직까지 공방위 설치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탐사보도팀 부활 역시 지난 2개월 동안 팀장과 기자 인력 배치만 완료했을 정도로 더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배재성 KBS홍보실장은 “‘대선후보검증팀’과 ‘대선 공방위’를 회사에서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 실장은 “대선 후보검증팀은 보도국내 기존 부서에서 취재인력의 공백이 생기는 문제 때문에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며 “올림픽 시즌이 끝나고 올림픽 중계에 지원 나갔던 인력이 복귀하면 대선 국면에 대비한 관련 논의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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