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우리 방송 해도 너무한다4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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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없는 편성, 힘없는 편성
‘개별 프로보다 편성이 문제’ 그러나 편성에 그만한 권한있나

|contsmark0|논쟁을 무릅쓰고 우리 방송의 발전을 위해 도전적인 문제제기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해도 너무한다’ 시리즈는 지난 7월 19일자로 sbs 좧토요미스테리좩이후 우리 tv의 과다한 귀신물에 대한 지적으로 시작했다. 그 이후 이 시리즈는 좧인생도 없고 감동도 없는 드라마좩, 좧모방시비 속에 몰개성화 가속화되는 예능프로그램좩 등에 관한 문제를 지적해 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일부 제작자들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부분 침묵이라는 대응을 보여 기획자를 실망(?)시켰다.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다는 반응을 통해 갑론을박 논전속에 우리 방송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pd연합회보의 지적조차 정녕 ‘쇠귀에 읽는 경’이요 메아리 없는 외침인가.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메아리가 최근 울려 퍼졌다. 익명을 요구한 모pd는 최근 본보 기획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런 취지의 말을 전했다. 가로되, “개별 pd는 노가다 신세다. 일단 편성이 되고 기획이 끝나면 pd는 연출자로서 곰처럼 일할 뿐이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그 시간대 소구대상 시청자를 타겟으로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률을 올리고자 할 따름이다. 그런 pd들에게 아무리 프로그램 비판을 해봐야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드라마가 많다면 그렇게 편성을 했기 때문이고 프라임타임에 쇼, 오락 프로가 많다면 그 역시 그렇게 편성을 했기 때문이다. 비판을 하려면 그 궁극적인 타겟은 편성이어야 한다…”기획자 또한 그러한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편성이 상급부대의 작전명령서라면 pd는 그에 따라 전술을 구사해 자신의 목표지점을 공략하는 소부대 지휘자일 뿐이다. 그러니 애꿎은 소대장을 보고 작전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도로(徒勞)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논의 주제는 우리 방송의 편성이다.그런데 편성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청률위주의 드라마 물량공세 하며 상대사 시청률 따먹기식의 대응편성, 게다가 방송위원회 보고용과는 턱없이 차이가 나는 교양, 오락물의 실제 편성비율…. 일일이 예거할 지면이 없다. 시청률과 방송광고의 상관성이 점차 노골화되는 최근에 이르러서는 편성의 동맥경화현상에 대한 시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편성에 대한 이런 비판은 곧 벽에 막힌다. 과연 우리 풍토에서 편성에 모든 비난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 타당한가. 방송사마다 조금씩 분위기의 차이가 있겠지만 오늘날 우리 방송의 편성이 그에 걸맞는 현실적 힘을 행사하고 있는지에는 의문이 있다. 보도국의 뉴스에 편성이 개입해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 드라마를 올리고 내리며 새로운 드라마를 심는 과정에 편성이 얼마나 주도적 역할을 하는가…등등. 이런 마당이라 편성은 계기기획이나 주간편성의 줄긋기밖에 할 일이 없다는 자조마저 나오는 것이다.철학없는 편성에 힘없는 편성. 우리 방송의 문제점 중 하나는 설사 편성에 문제가 있다 해도 편성에 전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이다. 보도부문의 발호나 현업의 논리를 통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즉 편성에 전문적인 영역과 힘을 실어주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편성을 탓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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