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분류 기준 모호·실효성 의문 속 성급한 결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족시간대 드라마·주말 재방 프로 타격 예상방송위, 등급제 확대실시 파장

|contsmark0|방송위원회가 오는 4월1일부터 프로그램 등급제 대상 프로그램을 국내제작 드라마까지 확대하고, 연령등급제와 함께 프로그램 내용등급제까지 실시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방송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contsmark1|프로그램 등급제는 방송위가 정한 등급분류 규칙에 따라 각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등급분류위원회를 구성해 등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등급제가 적용돼온 뮤직비디오나 수입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은 대부분 방송사가 외부에서 구입해 온 완성본을 보고 시청가 연령만을 구분해 왔기 때문에 잡음의 소지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자체제작 드라마까지 내용등급제가 확대, 실시됨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전망이다.
|contsmark2|우선 내용 등급분류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방송위 등급제 규칙에 따르면 ‘19세이상시청가’ 등급판정 기준은 △주제 및 내용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19세 미만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것 △살생묘사 및 유혈장면 등 강도높은 폭력장면 △선정적인 장면이 구체적이거나 노골적인 것 △모욕적인 언어와 욕설, 저주, 저속한 동작 등이 사용된 것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각사 심의부서 관계자들은 “등급판정을 둘러싸고 제작진들과의 갈등이 우려된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판정기준이 모호하다는 하소연이다.
|contsmark3|한 제작진 역시 “tv 드라마는 점차 주제나 표현에 있어 다양화해지고 있는 추세인데 모호한 판정기준으로 드라마 등급을 매기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contsmark4|방송사 드라마 제작여건상 사전전작제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급제 확대실시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높다. 방송현업인들도 “등급을 매기려면 적어도 방영전 2∼3일 전에는 프로그램이 완성돼야 하는데 현실을 보면 일일드라마의 경우만 해도 방송시간에 임박해 완성본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contsmark5|또한 과도한 규제에 따른 편성혼란도 예상된다. 가족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전체 맥락에서 필요한 장면까지 선정성이나 폭력성으로 문제삼아 ‘19세이상시청가’로 등급분류되면 가족시간대 방영이 불가능해진다.
|contsmark6|또한 미니시리즈 등 시리즈물인 드라마의 경우 편당 등급이 달라질 경우 각기 다른 시간대에 편성해야 하고, 주말 낮 재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의 상당수도 청소년보호시간대에 묶여 방영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19세이상시청가’ 판정을 받은 프로그램의 경우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의해 방학시기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평일에는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방영할 수 없게 돼 있다.
|contsmark7|지난해 등급제와 관련한 토론회에서도 강남준 한양대 교수는 “연령등급제가 청소년의 시청자제효과를 일으키기보다 호기심을 자극해 더 보게 만들고 있다”면서 “부모들의 시청지도를 위해 신문의 방송프로그램 소개면을 보완하든지, 방송사가 별도의 정보를 제공해야지 현재 등급제는 방송시작과 동시에 등급기호가 나와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확대실시에 신중론을 펼쳤다.
|contsmark8|이처럼 등급제의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상황에서 방송위는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등급제를 확대, 실시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contsmark9|방송위 관계자는 “등급판정을 방송사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등급제의 문제점을 보완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방송위가 방송사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등급제 규칙을 개정하고, 등급분류는 방송사에 떠넘겨 규제기관으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contsmark10|또한 방송위는 드라마 외에도 등급제를 뉴스와 스포츠를 제외한 전 장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일각에서는 방송사 통제 수단으로 등급제를 악용한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contsmark11|이종화 기자|contsmark12|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