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 취재 기자들 아찔한 리포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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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위험한 방파제 위에서 뉴스 전해야 하나” 안전불감증 지적

28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 소식을 전하는 방송사들이 태풍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하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특보체제로 전환한 지상파 3사는 ‘볼라벤’ 경로에 따라 각 지역을 연결해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볼라벤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에서 기자들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뉴스를 리포트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기자들은 강풍 속에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 “다리에 모래주머니라도 달아야 할 지경”이라며 볼라벤의 위력을 묘사하고 있다.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SBS에선 강풍에 기자의 몸이 떠밀리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고,  jTBC  한 기자는 목에 밧줄을 묶어 현장 중계에 나서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아무리 생생한 현장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 한 네티즌이 <유투브>에 올린 'SBS 태풍 현장 보도 영상'

“꼭 기자들이 위험한 항구나 방파제에서 취재를 하는 게 이해 안 된다”(트위터 @dod*****), “기자들 너무 위험하게 바람속에 노출 시킨 채로 방송하는 것이 아니냐. 정보전달이 뉴스의 목적일텐데...”(트위터 @mki*******), “생생한 현장모습을 전하기 위함을 알겠으나 기자들 좀 안전한데서 소식 전했으면 좋겠다”(트위터 @kin*****)” “뉴스특보가 누가 더 엄청난 곳으로 기자를 보내나 대회하는 것 같다”(트위터 @Nar****)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재난방송에서 방송사와 취재기자들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지적은 이미 여러차례 나왔다. 지난해 안전장비 없이 일본 지진 취재에 나섰던 취재진 가운데 일부가 방사선에 피폭됐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선 2010년에 민영방송 촬영기자가 태풍 취재를 하다가 바다에 빠져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화면이 실제보다 리얼하게 보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기자들은 사전에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고, 재난보도에 대한 보도 준칙에 따라 취재활동을 하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최호원 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위원장은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이 개인의 판단에 따라 취재를 하더라도 회사에서 취재진의 안전을 위해 안전모 등 최소한의 장비 착용에 대한 고지를 할 필요는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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