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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cool FM ‘황정민의 FM대행진’(FM 89.1MHz, 매일 오전 7~9시)

출근하는 직장인의 14년째 벗이며 옆집 언니이며, 동생인 사랑스런 그녀.

지난 6월 5000회를 훌쩍 넘긴 〈황정민의 FM대행진〉은 매일 아침을 여는 청취자들과 함께, 간추린 뉴스, 날씨, 꼭 듣고 싶은 노래, 시사 콩트, 퀴즈, 고전읽기부터 건축, 여행까지 다양한 들을거리를 제공한다. ‘14년 전 입사 준비하면서 들었는데, 오늘부터는 제가 사장이 됐어요’. ‘이제 그만 오들이와 나잘난 대리를 결혼시켜주세요’, ‘출근준비, 간단 화장하면서 퀴즈 정답 문자 보내요’ 등 매일 생방송으로 청취자들의 다양한 사연과 반응들이 서로 소통한다.

그중에서도 DJ 황정민 아나운서의 1인 다역이 돋보이는 ‘사랑스런 그녀’라는 콩트 코너는 아이를 어린이 집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맘의 애잔함과 한 번도 스스로에 대해 반성도 없고 배려도 없는 직장상사를 매일 대해야 하는 부하직원의 절망, 실수투성이에 내숭 많은 소심한 직장 여자후배, 도도하고 자존심 강한 직장동료에게 끝까지 구애하는 남자선배 등등, 사회적 이슈에 감놔라 대추놔라하는 주변인이 아니라, 바로 내 가정, 내 직장, 나의 문제를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살아있는 대사들은 바로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차마 할 수 없었던 상황들에 대신 일침을 가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모두 ‘내일 회사에 나가면 어제 혼자 끙끙 속앓이 했던 말을 기필코 해야지’ 다짐하지만, 술 한잔과 함께 결국 속으로만 꾸~욱 삼키고 말테니까... 그래서 황족(골수 〈FM대행진〉 청취자)들은 오들이의 건방진 말 한마디에, 나잘난의 허허하는 웃음에, 내숭이의 울쩍거리는 울음에 뜨겁게 반응하고 자신의 에피소드를 더해준다.   

그리고 다시, 〈FM대행진〉 로고송처럼, 항상 힘들었던 아침, 모두 잊고 이곳, 그녀의 곁에서 희망의 아침을 맞이한다. 바라건대, 내일 아침 눈을 뜨면 희망찬 뉴스와 소식 한 가지씩 더 듣고 활기차게 일터로 나아가는 그런 가을이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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