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親朴)계 김재원 새누리당 신임 대변인의 막말 파문이 거세다. 24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역사관 관련 기자회견의 의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과 맞물린 막말 논란이란 이유로 야당에선 박 후보의 이날 기자회견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고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저녁 일부 기자들과 만나 24일 오전 예정된 박 후보의 기자회견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마치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 후보가 아버지를 부인하는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고 말했다. 또 “박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복권을 위해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일부 기자들이 김 대변인 발언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려 연락을 했는데, 이를 두고 김 대변인은 “밥자리 발언을 상부에 보고했다”며 문제를 삼았다. 기자들을 향해 “이렇게 회사에 보고해서 기사화하는 게 특종이냐”고 되물으며 육두문자를 섞어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의 막말은 박 후보 기자회견 당일인 24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이 기사화하며 외부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폭탄주를 여러 잔 마셔 만취한 상태였으며, 자신이 박 후보의 정치 입문 동기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권을 언급했다고 보도한 <조선일보> 등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오늘(24일) 일정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다가 그 자리에 있던 기자의 정보보고로 해당 내용이 전달됐는데, 잘못 전달된 내용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당시 이성을 잃었던 건 사실이지만, 일과 후 식사를 하며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제가 하지 않은 얘기를 과장해 정보보고 했고, 얼마 안 돼 그게 다시 저에게 전달됐다. 이에 대해 기자들에게 섭섭한 마음을 항의한 것인데, 잘못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의 입을 빌어 박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복권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고 전한 언론 보도의 후폭풍은 거세다. 당장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김 대변인은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때부터 박 후보의 대변인을 지낸 최측근으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박 후보의 진정한 의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역사관 논란과 최근의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몰린 박 후보가 오늘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결국 대통령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잠시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논란을 잠재운 것으로 의심될 수도 있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후보가 대변인으로 지명한 김 의원이 기자들에게 폭언을 한 것도, 박 후보가 밝힌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 입장 발표의 본심이 진심이 아닌 전략적 선택의 일환이었다는 점이 실언으로 기자들에게 알려진 데 대해 화풀이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