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 중간에 ‘대통령 연설’…전무후무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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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기자협회, 대통령 주례 연설 TV 방송 중단 촉구

KBS의 대통령 주례연설 100회 특집  TV 방송과 관련해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가 “초유의 사태”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KBS새노조는 12일 노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뉴스광장>을 끊고 대통령 주례 연설을 내보내겠다는 발상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도 KBS새노조 정책실장은 “불가피하게 아홉시 뉴스를 늦게 방송하는 예외적인 경우는 있지만 ‘대통령 라디오 연설’ 100회는 일반 국민들이 크게 가치를 두지 않는 관심사”라며 “대통령 연설을 뉴스 중간에 끊고 방송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가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주례 연설 100회 특집 TV방송 중단을 요구했다.ⓒ언론노조 KBS본부
최문호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100회 특집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최금락 청와대 홍부수석이 직접 보도본부장에게 전화해서 요청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집 방송 제작 과정도 석연치 않다. 홍기호 KBS새노조 부위원장은 “연설은 제작 주체가 KBS도 KTV도 아닌 기타로 돼 있다”며 “보도에서 제작 주체를 맡았다 편성에서 했다가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 이것을 뛰어넘는 무엇가가 지시됐다는 것”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방송된 ‘대통령 대화’도 말썽을 빚어 당시 노사는 재발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사측은 정치관련 프로그램과 관련해 제작 자율성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노사는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작 자율성과 방송의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노사는 합의했다.

이 때문에 주례 방송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을 두고 최근 차기 사장 선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은 “사장 선임을 앞두고 정권의 낙점을 받으려는 이들을 방송을 이용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며 “본부장 급 이상의 사람이 청와대의 부탁을 받고 추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KBS기자협회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KBS가 마치 정권의 나팔수가 된 마냥 대통령의 독단적인 의견과 주장을 방송한 지가 100회나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며 “뉴스 시간은 시청자와의 약속인데 대통령 홍보를 위해 맘대로 줄일 수 잇는 것이 아니다”라고 방송 중단을 촉구했다.

KBS새노조는 이날 열리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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