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MBC 주식 매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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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독 보도…“박근혜의 대선용 이벤트 아니냐” 비난 여론

정수장학회가 MBC와 <부산일보>의 주식 매각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매각 계획 발표를 오는 18일 공식 발표한다고 한겨레가 12일 보도했다. 정수장학회는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지분 30%와 <부산일보> 지분의 100%를 갖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매각 대금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 및 노인층, 난치병 환자 등을 위한 대규모 복지사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타개하기 위한 대선 겨냥 술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지난 8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언론사 주식에 대한 처분 및 활용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MBC측은 이 자리에서 △내년 상반기 문화방송 상장 계획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30% 처분 방식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입장 발표 방안 등을 밝혔다.

이상옥 부장은 “MBC를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장학회 지분 30%를 상장 물량으로 처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식을 풀면, (장학회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보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부장은 “(MBC 상장은) 대주주인 방문진의 12월 초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정수장학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정동에 위치한 정수장학회를 찾았다. ⓒ전국언론노조

더불어 이 자리에서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MBC의 30% 지분 매각뿐 아니라 <부산일보>의 100% 지분 매각도 논의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 이사장은 “<부산일보>의 경우 노조에서 지랄들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더이상 손을 못 대겠다”며 “부산·경남 지역 기업 총수들과 맺은 부산일보 매각 관련 MOU(양해각서) 체결 사실도 19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일보> 매각 대금에 대해서는 “그 돈은 부산·경남 지역 노인정이나 난치병 환자 치료시설에 전액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수장학회는 언론사 지분 매각과 관련해 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진숙 본부장은 “(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처분과 그 매각 대금의 이자수익화, 이를 통한 반값등록금 지원사업 등의 천명이 있었으니, 대학생 등 젊은층이 많이 지나다니는 대형 광장이나 대학을 발표 장소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용으로 사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12일 성명을 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후보 줄서기 일환으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하고 공영방송을 이명박 헌납한 공신으로서 이제는 박근혜 권력에 빌붙기 위한 엄청난 변신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준 것”이라고 개탄했다.

▲ ‘정수장학회 사회 환수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 19일 공식 출범했다. ⓒ언론노조

이어 이들은 이번 사태는 “최소한 김재철 사장과 박근혜 후보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인 바 박근혜 후보는 이 음모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고 김재철 사장은 즉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관권 불법 선거운동을 뛰어넘는 수준의 불법 선거운동이 정수장학회와 MBC에 의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의원은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인식된 부산․경남 지역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근혜 후보가 과거에 비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의 대화내용은 정수장학회를 활용해 부산․경남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는 사실상 ‘유권자 매수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도 이날 성명을 내 “공영방송 MBC의 민영화는 국민들의 합의에 따라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온갖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김재철이 최필립 이사장과 밀실에서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MBC노조는 “퇴진 대상인 김재철과 최필립 이사장이 공영방송 MBC를 겁도 없이 이런 식으로 유린하겠다고 나선 것은 사전에 박 후보와 교감을 나눈 것은 아닌지 분명한 답변해야 한다”고 박근혜 후보에게 강력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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