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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MBC 비밀 녹취 공개에 언론시민단체 반발

MBC의 민영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경영진이 지난 8일 만나 MBC 민영화 및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김재철 사장의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는 공영방송 MBC의 임기제 사장인 김재철 사장이 독자적으로 ‘MBC 민영화’ 카드를 꺼내들어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한을 무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수장학회 공대위와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는 15일 오전 11시 정수장학회가 위치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앞에서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후보가 강탈한 장물인 (정수장학회를) 매각해 대선 자금 대려한다”며 사죄를 촉구하고 나섰다.

▲ 정수장학회 공대위와 전국언론노조가 15일 오전 11시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30%과 부산일보 지분 100%를 매각 논의 사실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PD저널

 <한겨레>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이 회동한 녹취록을 지난 12일과 15일 연이어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회동에서는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의 지분 30%(6만주)와 부산일보 지분 100%(20만주)를 매각해 대학생 등록금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MBC의 지분은 정수장학회가 30%, 방송문화진흥회가 7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방문진이 허수아비가 아니라면 정언유착의 주범 김재철 사장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즉각 해임하고 그 죄과를 철저히 따져 물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한술 더 떠 그 자금으로 대선 직전에 대선 최대 격전지인 부산·경남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자 방송법 위반 행위”라며 방문진에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정수장학회 항의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공영방송 MBC와 지역언론인 부산일보의 지분을 매각해 선거에 쓰겠다는 획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오래 전에 남의 재산인 (정수장학회를) 강탈해 수십년 동안 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박근혜 후보에게는 공식적인 사과를,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정치권에 획책 행위에 대한 명백한 진상조사를 당장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수장학회의 원 소유자인 고 김지태 씨의 부인인 송혜영 씨와 유가족들도 참석해 “1971년 당시 김대중과 박정희의 대선정국에서 정수장학회에 대한 매각이 대두됐듯이 올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대선 정국에서도 흘러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선 후보를 향해 “정수장학회와 무관하다고만 주장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진정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수장학회에서 박 후보의 사람들이 모두 물러나고 사회명망가와 유족들이 참여하는 정수장학회로 꾸려가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기막히다. 박근혜 후보와 김재철 사장의 꼼수작전이다. 박근혜의 대리인인 최필립 이사장에 이어 김 사장이 종박세력으로 나선 꼴”이라며 “김 사장은 퇴진 압력을 모면하기 위해 MBC민영화를 꺼내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영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170일 파업으로 인해 대선주자 급으로 유명해진 김재철 사장이 큰 사고를 쳤다”며 “(보도가 나간 뒤) MBC사측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낙하산 사장인 김재철 사장이 정치적 독립을 위해 민영화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MBC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열린 임원회의에 앞서 경영진을 항의 방문했다. MBC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의 협의 여부 △MBC민영화에 대한 청와대 보고 여부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으나 MBC사측은 묵묵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BC노조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 내 로비에서 선포식을 열어 향후 투쟁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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