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선긋기’…정치권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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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박 후보, “정수장학회, 자신과 관계없다” 재차 강조

정수장학회가 ‘인혁당 사건’에 이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과거사 논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한겨레>가 보도를 통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이 극비리에 MBC의 민영화 추진 방안으로 논의한 대화록을 전면 공개하자 “박근혜 대선 후보 선거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가중됐다. 이에 박 후보는 지난 15일 “(정수장학회 문제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자 여야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들끓고 있다.

박근혜의 ‘선긋기’…정치권 격랑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5일 정수장학회와 MBC 지분 밀실 매각 계획에 대해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대선용 공작정치’로 규정하고 청와대 연계 의혹을 제기하는 등 총공세를 폈으나 박 후보는 전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겨레> 1면 기사다.

▲ <한겨레> 2012년 10월 16일자

기사에 따르면 박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뒤 기자들을 만나 “(정수장학회가)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걸 가지고 야당이나 저나 법인에 이래라저래라 할 아무 관계가 없다”며 “이사회에서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 제가 관여할 일도, 간섭할 일도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반응은 뜨겁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과 부산일보 지분 매각 추진을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용 공작정치’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박 후보의 발언을 두고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비판한 뒤 “지난 2007년 대선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부담으로 작용하니까 (자신이) 이사장을 그만두고 측근을 이사장으로 (앉히고), 이사들도 그런 분들로 된 것 아니냐”며 “이제 법적으로 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나와 무관하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안철수 대선 후보 선거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브리핑을 통해 “최필립 이사장이 ‘결승의 날이 다가오는데 나도 한몫해야 될 것 아니오’라고 말했다는 건 박근혜 후보 쪽 말과 정면으로 상충된다”며 “(이 문제가) 박 후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수장학회 맞물려 깊어지는 ‘과거사 수렁’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을 하루 앞둔 15일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5면 기사다.

박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도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아직 정리 안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저와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박 후보는 “이번 선대위에서 제가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직접 맡은 것도 산업화와 민주화의 그늘과 상처를 제가 풀겠다는 각오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향은 “박 후보가 과거사 논란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사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새로운 변수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수장학회와 장준하 선생 의문사, 유신헌법 선포(10월17일) 등 박 후보를 난처하게 만드는 상황이 동시다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정치권 현안으로 떠오른 정수장학회가 가장 난제다. 보도에 따르면 MBC 측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MBC와 부산일보 지분 매각을 밀실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정권이 강탈한 장물’이라는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보도에 다르면 일단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는 저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향은 “정수장학회 문제가 부각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언론탄압과 재산 강탈, 인권 침해 등 부정적 모습이 과거사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박 후보 상황과 겹치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겨레> 2012년 10월 16일자

MBC의 대주주 방문진의 행보에 촉각

최근 불거진 ‘MBC 민영화’를 두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반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입장이다. 여야 추천 이사들은 소유구조 변경 계획을 방문진과 협의 없이 추진한 것을 권한 침해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방문진은 16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MBC 경영진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 오는 25일 이사회에 상정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의 통과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겨레>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MBC 지분 70%를 보유한 방문진의 이사들은 정작 자신들이 논의에서 배제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여당 추천인 차기환 이사는 “방문진을 배제하고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생뚱맞은 일”이라며 “방문진 이사들은 민영화 논의에 대해 사전에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역시 여당 추천인 김충일 이사는 “방문진의 권한 침해 부분은 불쾌한 일이며, 적절한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 추천을 받은 선동규 이사는 “민영화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MBC가 경영진 호주머니 속의 땅콩이냐”며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을 불러 민영화가 누구의 발상인지 추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일부 이사들은 김 사장이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과 교감하며 일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겨레>는 김 이사장 입장을 들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MBC쪽은 지난 8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한 ‘비밀회동’에서 지분 매각 안을 방문진 이사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는 “이런 분위기에 따라 지난달 야당 쪽 이사들이 제출하고 오는 25일 의결 처리할 것으로 보이는 김 사장 해임안의 향방”에 주목했다. MBC 경영진이 짠 지분 매각 안은 정수장학회 보유분 30%를 상장하는 것과 함께 4천억원가량의 신주 발행을 통해 방문진의 지분율을 58%로 낮추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MBC 경영진은 15일 낸 자료에서 민영화 추진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정치권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방문진 이사진을 겨냥하기도 했다.

MBC, <한겨레> 수사 의뢰 방침 입장 밝혀

MBC경영진은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MBC 30%, 부산일보 100%)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한 한겨레 보도에 대해 검찰에 수사할 뜻을 내비쳤다. <중앙일보> 4면 기사다. <중앙일보>는 참석자 외에 제3자가 배석하지 않은 회동 내용이 어떻게 통째로 유출됐는지가 이번 사건 의혹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진숙 본부장은 15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100% 도청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만약 도청이 아니라면 도청에 가까운 어떤 불법적 행위가 있었던 게 아닌가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공개한 언론에 대해 만약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낱낱이 공개해야 하고 누가 가담했는지, 어떤 절차 어떤 방법으로 불법적 행위가 저질러졌고 가담을 누가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에 대해서 이 본부장은 “수사 의뢰를 준비하고 있다. 저희 세 사람은 아무도 이 녹취를 바깥에 유출시킨 사람이 없다. 내가 알기로는 나와 같이 있던 이 전략기획부장도 당연히 녹음을 안 했다. 최 이사장은 녹음을 유출시킬 동기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이사장과 새누리당에선 녹취가 유출된 것이 MBC 측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회동 내용이 처음 알려진 지난 12일 도청 의혹을 제기한 최 이사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겨레 쪽에서 몰래 녹음한 것으로 알아보니 당사자인 MBC 쪽에서 만들어 나간 것 같더라”고 말했다고 중앙은 보도했다.

▲ <중앙일보> 2012년 10월 16일자

또 <한겨레>에 따르면 MBC는 15일 밤 9시 <뉴스데스크>에서 “대화록에는 ‘문화방송 지분을 팔면 전국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반값을 지원해줄 수 있다’고 돼 있음에도 한겨레는 특정 지역인 부산·경남 지역을 위한 선심성 지원인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런 보도가 지역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MBC는 또 “한겨레가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과 최필립 이사장 등이 나눈 대화를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게 보도했다”며 “도청을 하거나 대화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 문건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반사회적 범죄에 엄중대응하고, 이를 악용하는 세력을 밝히기 위해 (기사를 작성한) 해당 기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이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취재과정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후보의 “관계가 없다”는 발언이 상식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수장학회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힘으로 빼앗은 일종의 ‘정치적 장물’로 박 후보는 이 재단의 이사장까지 지냈다. 정수장학회 쪽의 지분 매각 계획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를 떠나 박 후보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과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어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대금의 선심성 사용 계획 역시 당사자들이 스스로 ‘정치적 임팩트’ 운운한 데서도 드러났듯이 박 후보의 선거 지원 목적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도 박 후보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편법으로 지원하려는 계획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외쳐온 새로운 선거풍토 조성 등의 구호가 무색하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정수장학회에 대한 박근혜 인식 너무 안이하다’라는 사설에서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문제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발언을 두고 “‘계속 추진하라’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고 지적한 뒤 “박 후보가 계속 드러내고 있는 안이한 언론·방송관은 나아가 국정 전반을 어떻게 이해하고 구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 ‘박근혜, 정수장학회 편들기’ 반발 국감 파행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15일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은)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장학회의 결정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경향신문> 3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는 15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지역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수장학회 문제를 언급했다. 겉으론 “나와 장학회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장학회의 지분 매각 구상을 분명한 어조로 지지했다.

경향은 “MBC와 정수장학회 측이 부산지역 복지사업에 쓰겠다는 구상이 박 후보에 대한 부산·경남 대선 지원 차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자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야당은 정기 국정감사 일부 일정을 거부할 정도로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통합당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을 중심으로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비판 성명을 냈다. 전병헌 의원은 “무엇이 두려워서 최 이사장이 자리를 피하고 종적을 감추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감도 파행됐다. 국회 문방위는 국감은 개회하자마자 산회됐다. 야당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아서다.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문방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고 그 시각에 정수장학회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부득이하게 국감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국감 초반부터 정치국감, 선거국감, 대선국감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2012년 10월 16일자

KBS‘울랄라부부’ 시청률 1위…‘영혼 체인지’ 드라마 열풍

1일 첫 회가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는 영혼이 바뀐 부부의 코믹한 일상을 다루며 10% 중반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다. <동아일보> 25면 기사에서는 최근 ‘영혼 체인지’ 드라마가 잇따라 흥행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흥행 비결을 짚었다.

먼저 ‘유치하지 않은 코믹함’을 꼽았다. 동아는 “영혼 체인지는 세 단계로 발전해 왔다. 1단계는 동성 간, 2단계는 남녀 간, 3단계는 권력과 지위가 바뀌는 체인지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판타지적 요소는 덜 유치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SBS <시크릿가든>의 경우 영혼이 뒤바뀐 배고픈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과 백만장자 김주원(현빈)은 각자의 권력과 지위가 반전되며 스토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울랄라부부>도 전업주부 나여옥과 호텔 지배인 고수남의 사회적 역할이 바뀐 뒤 좌충우돌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또 오해와 반목이 많은 관계일수록 영혼이 바뀌면 매력적이라는 지적이다. 동아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녀, 불륜녀와 아내의 영혼 바꾸기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언어로 소통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영혼이 바뀜으로써 타인의 처지가 되어 보는 게 가장 완벽한 형태의 소통”이라며 “주인공의 시선에 따라 드라마에 몰입하는 시청자들은 영혼 체인지를 통해 두 사람의 시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BS<빅>에 이어 <울랄라부부>를 제작하고 있는 황의경 CP는 “<빅>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었다면 <울랄라부부>는 실존적, 실생활적”이라며 “방송사 내부 심의에서 비판을 받아도 ‘불륜 설정’을 넣는 것은 (바뀐 상대를 두고) 갈등한다는 상황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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