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 투쟁은 싸움의 끝이 아닌 싸움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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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단식·삭발 투쟁 돌입…1일 방문진의 김재철 해임안 처리 촉구

김재철 MBC사장 해임안 처리가 연기된 가운데 MBC노조가 ‘끝장 투쟁’에 나섰다. 29일 각 부문별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부위원장들이 삭발 투쟁을 벌였다. 이날부터 MBC노조 집행부 5명(김민식 편성제작부문, 이창순 보도부문, 김인한 기술부문 부위원장 등)은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2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 삭발 투쟁에 나선 김민식 편제부문 부위원장은 “방문진은 (지난 25일) 김재철 해임안을 철회했는데 도대체 해임 사유가 부족한 게 무어냐. (MBC노조의) 공영방송 회복을 위한 노력이 무엇이 부족한거냐”며 “이제 단식, 삭발 모두 다하겠다. 시원하게 투쟁의 서막을 올리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 29일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김재철 해임안 처리를 촉구하며 이창순 보도부문 부위원장(좌), 김인한 기술부문 부위원장(중), 김민식 편제부분 부위원장(우)이 삭발 투쟁을 벌이고 있다. ⓒPD저널

MBC노조는 지난 25일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 이하 방문진)에서 김재철 해임안이 철회되자 투쟁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앞서 야당 측 이사들은 지난 9월 MBC의 정상화 책임을 물어 김재철 해임안을 제출한 뒤 지난 25일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이날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 사유의 수정·보완’을 사유로 해임안을 자진 철회했다.

이날 끝장 투쟁 선포식에서 MBC노조는 방문진의 ‘거북이 행보’를 질타했다. 또 지난 6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내걸고 여야 간 국회 등원 합의를 약속했던 정치권의 무책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방문진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1일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이날 수정·보완된 김재철 해임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방문진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방문진이 김재철 해임안을 올려놓고 10월이 넘어가도록 처리하지 않고 있다. (방문진은) 가결이든 부결이든 부담이 되니까 자꾸 지연시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오는 1일 방문진이 또 지연시키면 ‘부결’의 의미로 접수해 투쟁을 전개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워장은 “MBC의 참극은 김재철과 간부집단에만 책임이 있지 않다. 새누리당은 최소한의 양식과 합리를 지녔는가”라고 비판한 뒤 “이제와서 ‘뭉개기’로 일관하거나 정치공세 프레임이라며 (해임안 처리를) 묻으려 하는 등 권력 중독 집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의 MBC지분 매각 회동 등) 김재철 사장이 끊임없이 박근혜 후보에게 ‘줄대기’를 했고 그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며 “(박 후보가)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김재철 사장을 끝까지 부둥켜안고 갈건지 두고 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식·삭발 끝장 투쟁에 나선 MBC노조 집행부가 결국 싸움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끝장 투쟁은 싸움의 끝이 아닌 싸움의 시작”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MBC노조는) 170일 간 싸우면서 다음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단식·삭발하지 않았다. 범생이처럼 투쟁한다는 소리도 들었다”며 “더 이상 범생이처럼 싸우지 않겠다. 이 사태를 국민들과 함께 해 종결시키고자 한다”며 공영방송 MBC를 회복하기 위한 싸움인 점을 강조했다.

한편 MBC노조는 30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 촉구와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 MBC노조 김민식 부위원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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