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작가를 일회용품 취급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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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대체작가 채용 강행에 작가들 ‘분노’

MBC 사측이 끝내 <PD수첩>의 대체 작가를 채용했다. MBC경영진이 지난 7월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작가 6명을 해고한 뒤 불방 사태가 장기화되자 급기야 대체작가 4명을 뽑은 것이다. 대체작가가 투입된 <PD수첩>은 내달 27일부터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사측은 지난 9월 말 한국방송작가협회(이하 방송작가협회)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PD수첩> 작가 공개 모집 공고를 내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지난 26일 대체작가를 뽑았다.

대체작가 채용 소식에 방송작가협회는 곧바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방송작가협회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비상대책위원회(이사장 이금림)는 29일 성명에서 “PD수첩 대체작가 채용은 MBC가 더 이상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이기를 포기한다는 자기선언”이라며 “MBC 측에 엄중 경고한다. 오로지 양심에 따라 글을 써야 할 방송작가들을 ‘대체인력’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일회용품’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비대위는 “<PD수첩> 작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협회의 역량을 총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임을 다시 천명한다”며 <PD수첩>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MBC측이 방송작가협회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결국 대체작가 채용 사실이 알려지자 해고 작가 6명은 지난 26일부터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진행한 천막 농성을 중단하고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PD수첩>의 대체 작가 채용은 팀장 주도로 진행돼 제작진은 채용 결과를 전혀 듣지 못한 상태다. 방송재개와 관련해 <PD수첩>의 한 PD는 “(담당팀장으로부터) 전해들은 건 대체 작가가 채용됐다는 것 뿐이다. (담당 팀장에게) 어떤 작가이 채용됐는지, 방송을 언제부터 재개하겠다는 건지에 물어봤지만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17일 <PD수첩>의 담당 팀장은 PD들과의 일대일 면담을 통해 대체작가와의 제작을 거부할 경우 부서 이동이나 재교육 등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PD수첩>의 정상화가 되지 못한 것은 국장이 작가들을 일방적으로 해촉한 점과 제작 자율성을 침해한 점을 들어 제작 여부에 대답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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