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23 일 17:21

“새로운 예능 ‘융합스타일’로 통한다”

[방송 3사 예능국장에게 듣는다 ①] 전진국 KBS 예능국장 박수선 기자l승인2012.11.08 10:05:2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지상파 3사가 소리 없는 ‘예능전쟁’을 벌이고 있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지상파 예능의 판도는 강호동의 복귀와 MBC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 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새로운 예능을 연달아 선보이는 KBS는 <1박 2일>을 잇는 국민 예능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MBC는 곤두박질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42년 만에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을 오후 8시로 앞당겼다. <정글의 법칙>과 <힐링캠프> 등으로 화제몰이를 한 SBS도 상승세를 이어 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올 하반기 예능 지형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그리고 각 방송사의 전략은 무엇인가. 지상파 방송 3사 예능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예능국장에게 물었다.  <편집자 주>

KBS 예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침체기였다. 지난해에는 중견 예능 PD들의 무더기 이직행렬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업무 공백을 메우기도 전에 언론노조 KBS본부의 95일 파업이 이어졌다. 전진국 KBS 예능국장은 “아직 1위 자리를 되찾지 못했지만 파업 영향으로 꺾인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K팝스타>가 시작하는 프로그램 조정 시점에 맞춰 그쪽(SBS)과 정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1월부터 SBS <K팝스타>와 맞붙는 <남자의 자격>의 경우 아이템 보강과 출연진 교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 국장은 덧붙였다.

KBS는 강호동 씨의 복귀작을 포함해 이번 달부터 3~4개의 새 프로그램을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7일 신미진 PD가 연출한 <인간의 조건>이 파일럿 방송되고, <1박 2일>의 나영석 PD도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구상에 들어갔다. 전 국장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지만, 같은 소재라도 어떻게 접근하고 편집하느냐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이 된다”며 “융합과 통섭의 시대에 예능도 전통적인 장르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와 세련되게 접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여의도 KBS 예능국장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전진국 KBS 예능국장 ⓒKBS
-예능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나.

“MBC의 주말 예능은 맥을 못 추고 있다.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MBC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일정정도 시청률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이것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MBC와 9시대에 맞붙는 KBS 예능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강호동 씨가 복귀하는 프로그램들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호동 씨와 함께 준비 중인 프로그램을 내년 1월 첫째주에 방송할 예정이다. 사실 <1박 2일>도 고려했지만 강호동 씨 특유의 캐릭터를 살려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KBS와 강호동 씨에게도 좋다고 봤다. 프로그램 부활과 신설은 천지 차이다. 부담도 크다. 사활을 걸고 준비하고 있다. MBC에서는 <무릎팍도사>가 부활하는데, 긴장이 되는 게 사실이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해피투게더 3>도 새롭게 변화를 주려고 한다. 시즌을 바꾸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스타 MC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연출자의 기획력 위축 등 문제는 없나.
“연출자와 MC의 영역은 엄연히 다르다. PD가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MC는 이것을 잘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출연료를 받는 만큼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계속 MC를 맡기는 것이다. 또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어야 광고가 붙고 간접광고도 들어온다. 다만 MC의 독과점이 심한 편인 것은 맞다. MC를 못 잡아서 난리다. 그래서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예능 MC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순발력을 익히고 오랫동안 숙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KBS 예능 PD 13명이 JTBC와 CJ E&M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 좀 한다는 중견 PD들이 다 빠져나갔다. 몇 개월은 힘들었다. 공백을 아래 후배들이 메우느라 고생이 많았다. 보통 준비과정을 거쳐 연출을 맡는데, 조성숙·박지영 PD 등 후배 PD들이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연출을 맡으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이런 공백은 얼마지나지 않아 시스템으로 복구가 됐다. 후유증은 길지 않았다.”

-한창 열풍이 불었던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KBS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 방송된 <도전자>는 하와이에서 모든 촬영을 마치는 바람에 중간에 수정·보완할 수가 없었다. 방송 중인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패자부활전이라는 콘셉트라 괜찮다. 하지만 아직까지 출연자들의 역량이 드러나지 않아 반응이 신통치 않다. 편성도 시청률이 잘 나오는 시간대는 아니다. 출연자들의 실력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오디션·서바이벌이 시들해진 이후 새로운 예능 경향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구상 중인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오는 17일 <인간의 조건>이 파일럿 방송된다. 각박한 현대생활에서 벗어나 옛날로 되돌아 가보는 것이다. 예컨대 ‘휴대폰이나 노트북 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직접 실험을 해보는 식이다. 나영석 PD에게도 새로운 임무를 줬다. 새로운 것을 가져오라고 독촉하는 중이다. <1박 2일> 연출팀에 있는 박덕선 PD도 얼마 전에 예능국 PD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안 공모에서 당선됐는데, 내년 방송을 목표로 프로그램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청자들의 기호와 요구는 바뀐다. 요즘 시청자들은 어떤 예능을 원한다고 보나.
“SBS <정글의 법칙>을 보면 KBS에서 10년 전에 한 <도전 지구 탐험대>와 큰 차이가 없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주목하고 예능인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같은 소재라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는 말이 맞다. <1박 2일>도 따져보면 세련된 <6시 내고향>이다. 어디서 본 듯한 아이템이더라도 현재 시청자들의 요구와 시대 흐름을 잘 읽으면 된다. 융합과 통섭의 시대에 예능도 전통적인 장르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와 접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CJ E&M 예능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로 젊은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CJ쪽은 채널을 많이 갖고 있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좋아 보인다. 케이블이라는 특성이 있어 소재와 표현 수위가 자유롭다. 지상파는 상대적으로 표현의 제약이 많다. 글로벌 미디어로의 성장 전략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콘텐츠 전반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 현상이다. K팝이 해외로 진출한 것처럼 방송도 국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도 아시아 시장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 있다.”

-KBS 예능 프로그램의 장기 목표나 방향이 있다면.
“PD들에게 내면화됐는지는 모르지만 KBS는 수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항상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은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에 활력을 주고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 1~2년 안에 이룰 게 아니라 5년과 10년을 바라보고 추구해야 할 목표이자 방향이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수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