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해임 부결, 靑·與 외압 맞다…증인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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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해임 부결, 靑·與 외압 맞다…증인 여럿”
최강욱 방문진 이사 확인…“김충식 이사, 전화 받았다고 말해”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2.11.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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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가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킨 배경에 청와대와 새누리당 측의 외압이 있었다는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야당 측의 최강욱 방문진 이사가 9일 증언했다.

최 이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과반수 이사의 동의로 김 사장을 해임시키기로 하는 합의문까지 성안이 된 상태였는데, 갑자기 ‘못하겠다’고 한 분이 있었고, 이유를 묻자 ‘청와대에서도 전화를 받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의 유력한 분에게도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문석 위원은 청와대 등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가 여당 측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가 된 김충일 이사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김 이사는 물론 외압의 주체로 지목된 하금열 대통령 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선대본 총괄본부장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내놓은 상태다. 특히 김충일 이사와 김무성 본부장의 경우 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적인 것이었고, 김재철 사장 해임 관련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이사는 “(김 이사가 청와대 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했을 당시) 현장엔 다른 이사들도 있었고 방통위에서도 다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자꾸 부인을 하니 언론보도를 좀 봤더니 모두 그 얘기(해임 관련)만 나누지 않았다고 하는데, 마치 불투명한 이유로 뇌물을 주고받은 사람들이 법정에서 ‘돈 준 건 사실이지만 뇌물은 아니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최 이사는 “전화를 했는데 왜 (가장 중요한 사안인 해임 관련) 얘기를 안 했는지, 그리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자세하게 알고 있겠냐”고 문제를 제기한 뒤 자신은 아니지만, 김 이사가 (청와대 등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를 하는 걸 직접 들은 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해임안 부결이 이사진들 간의) 단순한 약속 파기가 아니라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건 주장이 아닌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왜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는지 알 수 없다. 방문진 존재 이유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개입해 이사들의 독자적 판단을 저해하다니, 방송의 독립성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청와대와 여당에)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 이사는 “김 사장이 9기 방문진 출범 이후 첫 업무보고에서 자신은 대선이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며 “그 말의 의미야 본인만이 알겠지만, 정수장학회와의 MBC 지분 비밀 매각 논의 사실이 알려진 직후 방문진 회의 중 어떤 분은 (김 사장에게) ‘지금 행동으로 여당 후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걸 아느냐’고 충고한 분도 있다”고 발언, 방문진 내부에 중립성·독립성을 상실한 분위기가 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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