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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청문회” 폄훼…민주 “박근혜, 김재철 유임 의혹 입장 밝혀야”

김재철 MBC 사장이 12일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신계륜, 이하 환노위)의 언론 청문회 출석 요구를 또다시 거부했다.

김 사장과 함께 이날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MBC 경영진(안광한 부사장,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지난 9일 환노위에 사유서를 보내 불출석을 통보했다. 김 사장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용가 J씨의 남편 우치노 시게루(변호사)씨도 개인 일정을 이유로 환노위의 참고인 출석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날 청문회는 김 사장이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두 차례나 환노위의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지난 2일 전체회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열리게 된 것이지만, 김 사장은“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귀 위원회(환노위) 출석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다시 한 번 출석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특히 이날 청문회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MBC노조가 (올해 상반기) 170일 동안 벌인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이었다. MBC노조는 본인(김재철 사장)의 국회 상임위 출석을 자신들의 부당한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환노위의 서류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이 위원회가 야당 단독 표결로 의결된 ‘절반의 청문회’라고 판단하고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지난 2일 전체회의에 또다시 출석하지 않을 경우 청문회를 진행키로 이미 지난 10월 22일 이미 얘기가 됐음에도, 새누리당은 청문회 의결 당시 회의에 불참한 뒤 ‘날치기’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 사장이 이 상황을 핑계삼아 환노위의 이번 결정을 ‘반쪽짜리’ 취급하며 불출석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장이 오늘 또다시 환노위의 청문회 증인 출석을 거부하며 스스로 위법행위 상습법임을 천명했다”며 “법과 국회 위에 군림하는 상습적 범법자 김 사장에게 남은 것은 엄정한 법 집행 뿐”이라고 주장했다.

문방위원들은 특히 김 사장이 ‘정치 중립’, ‘절반의 청문회’ 등의 이유를 내세워 청문회를 거부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올해 환노위 국정감사, 문방위 국정감사 등 네 차례나 국회 출석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이제 청문회 증인 출석도 거부하며 위법행위 5관왕에 오른 김 사장이 법률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국회 권한의 범위와 적부성 또한 심판하겠다며 사법부와 입법부의 권한마저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사장은 MBC 사장 사퇴는 물론이고, 3년 이하의 징역을 규정하는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른 사법절차 역시 김 사장에 대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병완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김 사장에 대한 심판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국회는 스스로의 권위와 존엄을 유지해야 한다”며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국회를 무시하는 김재철 사장을 이대로 용인한다면 국회의 권능을 무너트리는 것일 뿐 아니라, 새누리당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찍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MBC 사태와 관련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입장 표명도 촉구했다. 노웅래 의원은 “김재철 사장은 새누리당 당원 보단 더한 새누리당 홍위병, 홍보병”이라고 비판한 뒤 “MBC의 2대 주주가 바로 (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로, (방송문화진흥회의 김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킨 데 이어) 청와대와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김 사장을 유임시키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박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국회 출석을 다섯 차례나 거부하며 국회의 권한마저 부정한 김재철씨가 공영방송의 사장 자격이 있는지, 박 후보의 대선 공약 ‘공영방송 사장의 투명한 선출과 공영성 강화’는 무슨 뜻인지, 김 사장이 MBC 사장을 계속하는 게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이루는 일이지 등에 대해 박 후보는 즉각적으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12일 오전 10시 현재 MBC 경영진 등이 모두 청문회에 불참한 가운데 MBC노조 정영하 위원장과 이용마 홍보국장(이상 증인), 최승호 PD(참고인) 등은 출석해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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