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약속 때문에 파업 접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노조 기자회견에서 주장…“이상돈, 파업 사태 해결 메신저로 나서”

MBC노조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MBC 파업 사태 해결을 약속했으나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김 사장 유임 외압의 책임을 박 후보쪽으로 돌렸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는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이 박근혜 대선 후보의 메신저로 나서 ‘선(先) 파업 철회, 후 김재철 사장 퇴진’을 약속하고, 추진했으나 끝내 새누리당이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 가결을 무산시켰다”고 폭로했다.

MBC노조는 “박근혜 후보는 스스로 넉 달 전 조합과 한 약속을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자신의 입장을 바꿨다. 김무성 본부장이 직접 나서서 김재철 해임을 저지한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지적하며 본인이 밝힌 약속을 당장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 MBC노조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내 회의실에서 박근혜 후보의 언론관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좌)과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우). ⓒPD저널

MBC노조에 따르면 박 후보 측의 물밑 작업은 MBC노조의 파업이 150여 일에 달한 6월말 시작됐다.

이 위원은 지난 6월 20일 박근혜 후보의 메시지를 MBC노조 측에 1차 메시지를 전달했다. MBC노조는 당시 이 위원이 “MBC노조 주장에 공감하는 점이 있다. 노조가 먼저 파업을 풀고 당면한 올림픽 방송 준비에 매진하고 또한 모든 프로그램의 정상화에 돌입한다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복귀하고 나면 모든 문제는 순리대로 풀리게 하겠다”라며 박 후보의 의중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두 가지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우선 박근혜 후보가 MBC 파업 사태에 대한 공개 발언과 여야 원내대표단의 합의문이 작성되면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후보의 공개적인 언급에서는 “징계는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해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를 바란다”라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를 반영하듯 박 후보는 이틀 뒤인 6월 22일 배식봉사 직후 기자들 앞에서 “노사가 서로 대화로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 파업이 징계 사태까지 간 건 참 안타까운 생각”이라고 공개 발언을 했다.

또 MBC노조에 따르면 박 후보의 공개 발언이 있은 당일  이 위원은 “노조가 명분을 걸고 들어오면 나중 일은 제가 책임지겠다. 그렇게 하면 당을 움직일 수 있고 당을 설득하겠다”는 박 후보의 2차 메시지를  MBC노조측에 전했다.

이후에도 이 위원은 지난 6월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서종빈입니다>,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 등에 출연해 김재철 사장의 퇴진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4명은 사실상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약속한 합의문을 작성했다. 정치권도 지난 6월 29일 국회 등원 합의로 MBC 사태를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처리한다는 데 합의함에 따라 MBC노조는 지난 7월 18일 170일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MBC노조의 뜻대로 상황이 풀리지는 않았다. 지난 8월 8일 새로 구성된 방송문화진흥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 처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미뤄졌고, 결국 하금열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위본부장의 개입하면서 지난 8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안이 부결됐다고 MBC노조는 주장했다.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MBC노조가 파업을 접게 된 이유는 박근혜 후보의 MBC 사태 해결 의지, 방송 주무기관인 방통위원의 합의, 국회 여야 원내 대표 합의가 김재철 사장 퇴진을 풀 수 있는 주체들이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문제 해결의 주체들이 약속한 이면 합의에는 우리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됐고 이행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