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퇴진 명시적으로 동의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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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박근혜-MBC노조 ‘메신저’ 역할 인정… “새 방문진 통한 경영 정상화 뜻만 밝혔다”

▲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공식사이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는 170일 파업을 접기 전 “당을 설득하겠다”며 김재철 MBC사장의 퇴진을 사실상 약속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약속을 번복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박 후보와 MBC노조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직접 명시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새누리당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중앙대 교수)은 지난 14일 MBC노조가 밝힌 폭로와 관련해 MBC노조의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메신저’로 나선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약속받았다는 MBC노조와 이 위원의 입장은 엇갈렸다.

이 위원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직접 명시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못 박은 뒤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그 당시 상황을 볼 때 누가 보더라도 김 사장이 계속 유임해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지 않겠는가 라는 게 그 시점의 일종의 상식이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가 당을 설득하겠다는 메시지를 MBC노조에 전달한 경위에 대해서 이 위원은 “방문진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뜻이었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은) 조금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MBC의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장 해임건은 방문진 이사들이 할 수 있다”며 박 후보를 감쌌다.

이 위원의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면 MBC노조의 파업이 고조된 당시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새 방문진 이사회의 구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김 사장의 퇴진을 박 후보가 명시적으로 동의한 적이 없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박 후보가 실제로 MBC 정상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이 위원은 “박 후보께서 그 문제만 매달리고 그럴 수 없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한 뒤 “취지에 따라서는 좀 조용히 움직여줬어야 했는데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방문진 이사진 구성도 처음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구체적으로 “(박 후보는) 오랫동안 파업을 벌인 노조가 아무런 조건 없이 먼저 복귀하니까 대승적 차원에서 (방문진 이사진을 통해서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이런 것이 굉장히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고 봤다”라며 “(새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김재우 이사장의 자격을 두고서 거의 한 달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김재우 이사장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 8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 해임안이 부결된 직후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0월 23일 하금열 대통령 t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위본부장이 김 사장의 퇴진이 담긴 결의문 채택을 무산시켰다며 정치적 압력설을 폭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 후보가 개입한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위원은 “박 후보는 그런 지시를 했다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라고 못 박았다. 이 위원은 김재철 사장의 해임이 무산된 요인으로 “여권 인사 3명이 사퇴권고안(결의문)을 차단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번복이 됐는가이지 그 전까지 박 후보가 MBC를 정상화하기 위한 의중을 밝혀왔던 것은 잘못된 게 없다”라며 박 후보를 감싸는 대신 방문진에 책임을 물었다. 이 위원은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선 “제가 알 수 있겠냐”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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