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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경영진, 일방적으로 지역MBC 기자 파견 요구 논란

MBC경영진이 대선을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보복인사 등으로 부족한 보도국의 인력을 지역MBC 기자들로 충당하기 위해 파견을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은 지난 20일 십 여 군데 지역MBC 사장들에게 대선 방송을 위해 지역MBC 기자들을 한 달가량 본사로 파견 근무를 보낼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경영진은 MBC노조가 파업을 벌이던 당시에도 4·11 총선과 런던올림픽 보도와 관련해 지역MBC의 인력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선거 보도를 위해 지역 MBC기자를 직접 동원하는 일은 유례없는 일이라는 게 지역MBC 내부의 지적이다.

당장 지역MBC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다. 최영규 대전MBC노조 지부장은 “취재 데스크쪽이 사장으로부터 (인력 차출을) 지시했다는 요구를 받고 굉장히 난감해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절차나 당위성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요구는 도저히 용인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김한광 전주MBC노조 지부장도 “기자 1명이 지목받은 상태인데 해당 기자는 이러한 상황에 (서울로) 올라가는 게 적절치 않다며 거부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MBC경영진은 서울MBC에서) 마음에 안 드는 인력을 빼놓고 취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MBC 기자를 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재 결과 지역MBC 기자 동원 명령을 받은 십 여 군데 중 현재(22일 기준)까지는 청주MBC에서 기자 1명이 지난 21일 인사발령을 받아 22일부터 한 달 반가량 서울 MBC로 파견된 상태다.

정대균 지역MBC수석부위원장은 “(MBC경영진이) 서울MBC에 넘쳐나는 기자들을 업무에서 배제시켜 놓고 최소 인력으로 방송을 꾸려가고 있는 지역MBC 기자들을 데려가고 있다”라며 “지역MBC의 대선 보도를 뒷전으로 미뤄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서울지부 구성원들도 경영진의 일방적인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이미 MBC 서울지부 내에도 취재 전문성을 지닌 취재 인력들이 대거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파업 참여를 이유로 취재 인력을 제작 현장 일선에서 배제시키는 인사발령을 낸 뒤 대선 보도가 코 앞으로 다가오자 지역MBC 기자로 채우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 “지역기자들은 지역에 산적한 현안을 취재하고 보도할 의무가 있다. 대선보도라는 명목으로 폄하되거나 짓밟힐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MBC노조는 “보복인사의 빈자리를 지역 MBC 기자로 메우려는 시도는 지역 기자들을 모욕하는 짓거리일 뿐이다. 지역 MBC 기자들은 김재철 일당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사측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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