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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보도 ‘후보 입’에서 유권자 중심으로 바꿔야”

[인터뷰] 차기 언론정보학회장으로 선출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방연주 기자l승인2012.11.26 15: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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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이래 ‘언론 장악’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언론계뿐 아니라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자유의 날개가 꺾인 언론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요즘 공영방송의 불공정 보도와 편파보도로 더욱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차기 언론정보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작금의 상황에 대해 공감을 나타낸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항동 성공회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언론의 자유는 되찾아야 하고 언론인들의 자성도 뒷받침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차기 언론정보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PD저널
중견 언론학자인 김 교수는 학계뿐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해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 등을 맡아왔다.

김 교수는 “비판 커뮤니케이션 모임으로 출발한 언론정보학회의 언론학자들은 비판적 사고와 함께 학문 실천적 접근을 고민해왔다”며 “현실에 대한 비판과 실천에 대한 균형을 잘 맞춰 나가는 게 중요한 만큼 부담이 되면서도 영광스럽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녹록지 않은 언론계 상황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래 언론인의 자유는 뒷걸음질쳤다. 이에 김 교수는 ‘결과’보다 ‘과정’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B정권의 언론장악은 겉과 속을 구별해야 한다”며 “MB정권의 언론장악 기저에는 자본의 개입을 극대화하는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MB정권은 방송뿐 아니라 언론계 곳곳을 장악했습니다. 독재정부에서도 쉽사리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인 공개적인 편법을 동원해 방송법(미디어법)을 바꿨고, 자본에 유리한 판으로 만들었죠. MB정권은 언론을 장악하는 동시에 지배체제를 공고화하고, 자본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방송법 개정에 따라 출범한 종합편성채널들은 오는 12월 개국 1주년을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종편채널은 현 정부의 방송산업화 정책 가운데 주요 사례였는데 실패로 드러났다. 다만 종편채널이 잔류하는 과정에서 저지를 시장 교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차기 정부에서 종편채널에 대한 비대칭 규제나 특혜를 환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MB정권이 종편채널을 출범시켜 방송 재편을 꾀하는 동안 공영방송은 ‘낙하산 사장’으로 몸살을 앓았다. 업무 배임 혐의 등 온갖 의혹을 받아온 김재철 MBC 사장은 유임이 확정됐고, 편파보도로 낙인찍힌 길환영 KBS 사장은 지난 23일 기습적으로 신임 사장으로 취임해 비판의 눈총을 받았다.

이처럼 ‘낙하산 사장’ 체제에서 공영방송의 대선 보도는 편파 보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교수는 후보 중심으로 치우친 보도를 문제 삼았다. 후보들의 발언 중심으로 보도를 엮다 보니 편파적으로 흐르기 쉽다는 지적이다.

“대선 보도는 후보자를 잘 선택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 중심 보도에서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검증 보도로 바뀌어야 합니다. 언론사는 대선후보가 답해야 하는 문제들을 제대로 다뤄야 하는 거죠. 이를 유권자인 ‘수용자 의제’라고 하는데 쌍용차 문제처럼 후보들이 답해야 할 문제를 정면에서 다뤄 진보·보수 진영에서 어떻게 바라보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대선 후보들에게는 언론관의 표명을 주문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이 언론 정상화에 대해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게 의구스럽다”며 “대선 후보들은 구체적인 언론정책이 아니더라도 큰 그림에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언론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제 역할을 상실한 현 언론계 상황에서 남겨진 제도적·현실적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김 교수는 언론 현장을 복구시키는 것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그는 “(길환영 사장과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적절치 못하지만 핵심은 아니다. 차기 정부는 현 언론의 문제를 인식한다면 KBS, MBC의 문제를 그대로 두진 못할 것”이라며 “KBS, MBC사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시급한 문제는 혼란스러워진 언론 현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저항했던 해직 언론인들을 복귀시키는 것과 제작 자율성의 회복을 꼽았다. 김 교수는 “(방송사 내부마다) 결정권을 지닌 자들 가운데 정언·권언·경언유착 인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취재기자들이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리포트를 내보낼 수 있는 언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사장’으로 골머리를 앓는 공영방송의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여야 동수 등 완충지대를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사장과 감사 선임, 예산 및 사업 계획 등 일련의 중요한 결정에 대한 특별다수제 도입도 한 방안”이라고 밝힌 뒤 “이러한 제안은 의미가 있지만 받아들이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차기 정부에서도 양보의 차원에서 큰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교수는 MB정권 아래 언론인의 투쟁은 유의미했지만 기저로까지 ‘확산’시키는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된다면 현 정권만큼 무도하진 않더라도 결국 정치권력은 정치권력”이라며 “정치권력은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그에 연연하기보다 언론인 스스로 과거에 피 흘리며 얻어낸 언론인의 존재 가치를 얼마나 지키고 행동으로 실천해왔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의 언론학자로서의 역할을 물었다. “언론학을 전공하는 분들은 열심히 연구해서 답을 찾고자 합니다. 학회나 학자의 역할은 존중받아 마땅한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이 처한 현실에 대한 관심과 비판의 균형을 잘 잡아나가야 합니다.”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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