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정책 이대로 좋은가 - 외국의 사례에서 본 외주정책의 실상과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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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정책 이대로 좋은가 - 외국의 사례에서 본 외주정책의 실상과 허상
획일화 심화 … 소수 제작사에 집중되는 경향 두드러져
  • 승인 200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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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글싣는순서■외주정책에 대한 네가지 신화 / 김재영 세종대 교수① 비율강화로 다양한 독립제작사가 등장하는가② 비율강화로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질이 확보되는가 ③ 독립사와 프로그램 해외경쟁력 강화의 상관관계④ 다매체 시대에 지상파의 수직적 통합구조는 해체돼야 하는가
|contsmark1|■외주정책논리의 비판과 대안 / 김진웅 mbc 연구위원⑤외국사례의 실상과 허상⑥ 외주정책, 대안모델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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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이번호에서는 외국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외주정책의 당면문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내려보기로 한다.
|contsmark5|그 동안 우리나라 외주정책의 모델이 되었던 외국의 사례는 주로 외주확대논리를 옹호하는 수준에서 기본원칙을 중심으로 소개되었다. 따라서 그 구체적인 운영실상에 대해서는 분석자료가 거의 없는데, 특히 미국을 제외한 유럽의 현황에 대한 소개가 부재하다. 따라서 규정중심의 원론적 수준보다는 그 동안의 실행을 통해서 드러난 외주정책 결과에 대해 비판적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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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우선 외주운영실태를 중심으로 외주정책을 진단해보기로 하자.영국의 경우 bbc, itv 등 지상파채널은 25%를 외주제작물로 편성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1) 잘 준수되지 않고 있다. 이는 공영채널을 중심으로 자체제작비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로 1998년의 경우 bbc1은 자체제작이 약 90%, bbc2는 약 80%를 차지했다.
|contsmark9|이를 배경으로 5대 지상파채널의 외주비율은 법적 규정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15%에 불과하였고, 대신 자체제작(35%)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여기서 외주전문채널인 channel 4를 제외할 경우 자체 제작율은 더욱 높아져 법적 규정과 실제 사이의 편차가 크다.
|contsmark10|한편 독일의 경우 방송사소유 자회사에 의한 외주제작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다. 1998년 기준으로 453개 전문제작사 중 독립사가 394개, 자회사가 59개로 구성되었으나 제작규모 면에서 방송사 소속 자회사의 제작규모는 전체 독립사의 제작량과 비슷했다.
|contsmark11|구체적으로 개별 자회사는 연평균 4천3백분 상당의 프로그램을 제작한 반면, 독립제작사는 이의 1/5 수준인 840분의 프로그램 제작에 그쳐 총량 면에서는 양자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ontsmark12|이상과 같이 영국, 독일 등 유럽국가의 외주운영실태는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외주활성화 혹은 법적 규정보다 낮은 외주비율 등으로 기대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contsmark13|두 번째는 제작시장의 집중화 경향이다. 소수 기업에 의한 독립제작시장의 집중화가 가장 심각한 수준인 국가는 네덜란드이다. 특히 자회사가 전혀 없이 순수한 독립제작사들로 구성된 네덜란드에서 endemol의 시장점유율은 50%를 상회하고 있다. 2위는 idtv로 5%내지 10%의 지분을 점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서 네 개 제작사가 각각 시장점유율 2%에서 5%사이를 차지하는 등 소수에 의한 시장지배력이 두드러진다.
|contsmark14|독일, 영국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다. 독일 제작시장의 집중정도는 3대 전문제작사가 연간 12만6천 분을 제작하여 시장점유율 21.6%를, 5대 제작사는 19만 분으로 32.6%, 그리고 10대기업은 전체시장의 거의 절반(47.5%)을 지배하는 수준에 달하고 있다.2)
|contsmark15|한편 영국 최대의 제작전문사는 pearson 그룹3) 으로 이 회사 프로그램의 시장 점유율은 지상파채널과의 토탈 비교에서도 4위에 달한다. 즉 1998년의 경우 24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시청점유율 41%인 bbc, 17%인 granada, 5%인 itn에 이어 4.3%로 네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contsmark16|또한 45개 프로그램을 제작한 broadcast communications도 총시청율 2.6%를 확보하여 carlton(3.8%)에 이어 6위를 기록하였다. 이처럼 영국 소수 전문제작사는 독립제작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 이제는 지상파채널과 제작경쟁을 하는 수준에 달했다.
|contsmark17|이러한 집중화 현상은 방송사의 자회사를 통한 자체제작의 경향이 증가하는 추세와도 관련된다. 소규모 수준의 다수 독립제작사를 통한 외주제작의 잠재적 가능성은 이에 비례하여 감소되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시장논리에 의한 자연스런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contsmark18|sonnenberg에 의하면 다매체시대에 따른 프로그램수요의 증가는 소수 대규모 프로덕션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중·소 프로덕션에게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contsmark19|이는 국제화된 프로그램 시장이 다국적, 초국적화되는 추세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결국 탈규제정책 하의 채널증가는 다양성의 제고에 기여하기보다는 매체의 집중화 및 프로그램제작의 집중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유럽사례를 통해서 확인된다.
|contsmark20|셋째는 방송사와 제작사 사이의 수직적 통합추세이다. 우선 영국의 channel 5는 독립제작사 pearson television 지분의 24%를 소유하고 있고 상업방송 gmtv도 broadcast communikations의 15%를 지배하는 등 방송사와 제작사 사이의 수직적 통합은 영국방송채널의 일반화된 현상에 속한다. 그리고 이는 방송채널간의 수평적 통합현상과 더불어 소수에 의한 영국방송시장 지배가 보편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4)
|contsmark21|아울러 독일에서도 민영방송사에 의한 제작시장의 지배력이 더욱 심화된 상태이다. 1997년을 기준으로 kirch그룹은 무려 12개 제작사를 거느리며 시장점유율이 14%에 달했다. clt-ufa도 독일최대 제작사인 ‘ufa film und fernseh’를 비롯한 세 개의 제작사를 거느리며 10.8%의 제작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kirch그룹은 sat1, pro7 등 거대 상업방송사를 소유하는 한편, 영화 및 방송프로그램 유통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거대 방송기업이다.5)
|contsmark22|clt-ufa 역시 유럽방송시장에서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rtl을 비롯하여 다수의 방송채널을 운영하는 한편, 일찍부터 제작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ufa와 합병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배가시켰다. 이외에 공영채널도 제작시장의 영향력 2위를 기록하고 있는 bavaria film을 소유하는 등 제작시장에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처럼 독일방송제작시장은 사실상 소수의 거대 방송채널이 지배하고 있는데, 이들은 차후 해외 방송기업과 연계하여 제작시장에서의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6)
|contsmark23|한편 프랑스의 canal plus는 제작사 ‘groupe ellipse’ 97%, ‘point du jour’ 97%, france 3는 eural-mfp의 81%, tf1은 protecrea 지분의 100%, glem을 소유하는 등 지상파방송사의 제작시장 진출이 일반화되어 있다.
|contsmark24|네 번째는 상업채널을 위주로 한 오락중심의 외주물이 지배하고 있다. 즉 외주제작편성과 관련한 또 다른 특성으로 공영과 민영채널간 편성의 차이가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contsmark25|한 조사결과 네덜란드의 경우 공영채널의 1998년 연간 외주량은 총 1만444 시간 중 2천711시간인 반면, 상업채널은 8천961시간 중에서 6천200시간을 외주물로 편성하였다.
|contsmark26|따라서 공영채널 외주비율은 약 26%, 상업채널은 69.2%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절대량에 있어서도 상업채널의 외주편성비율이 공영채널을 두 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특히 시청점유율 6위, 7위를 점하고 있는 채널 veronica와 sbs6은 자체제작이 각각 11%와 8%에 불과하고 나머지를 외주물과 구매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contsmark27|의무외주비율이 공영채널에게만 부여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7) 이러한 결과는 민영채널의 상업적 이윤추구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내용 측면에서도 민영채널은 다층적 가치증식이 가능한 픽션, 오락프로그램 중심으로 외주제작을 의뢰하는 반면, 공영채널은 비오락분야에 치중하여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contsmark28|영국, 독일의 경우도 공영채널의 자체제작비율이 상업채널보다 두드러진다. 앞서 밝혔듯이 bbc의 자체제작비율은 80%를 훨씬 상회하는 반면, itv는 77%, channel 5는 약 54%에 그치고 있다(1998년). ard, zdf 등 독일공영채널도 상업채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자체제작물로 편성함으로써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의존도가 매우 낮다.
|contsmark29|이와 같이 유럽국가에 있어서 공영과 상업채널간의 외주편성비율의 뚜렷한 차이, 즉 공영채널의 자체제작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은 공영방송에 부과된 공공서비스 의무와 관련된다.
|contsmark30|실례로 bbc는 공영채널로써 특별한 임무를 지니며 이는 자체제작의 역할을 통해서 내적 다양성이 충족되도록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극단적인 경우 상업채널은 거의 자체제작을 포기하는데, 이러한 편성정책은 값비싼 자체제작보다 저렴한 외주물 위주로 편성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경제적 논리에 기초한 것이다.
|contsmark31|그러나 최근 몇몇 상업방송기업은 제작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자체소유의 영상물을 늘여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대 미디어복합기업 clt-ufa는 “오는 2003년까지 자체제작으로 40%를 충당할 예정”인데 이는 “제작영역의 확대가 앞으로 중요한 전략적 축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contsmark32|하지만 이러한 상업채널의 자체제작정책은 창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픽션물을 위주로 하지, 결코 내용의 다양성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영채널과 기본적인 차이가 있다.
|contsmark33|이상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외국의 외주정책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탈규제 하에서 방송사와 제작사 사이의 수직적 통합은 일반화된 추세이다.
|contsmark34|따라서 지상파의 수직적 통합이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경쟁을 통해 수직적 통합이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상업채널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쟁을 통해서 다양성이 제고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오히려 기존 공영체제에서 유지되었던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줄고 획일화 및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contsmark35|그 외에 외주정책을 통해 소수채널의 독과점구조가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제작시장이 소수제작사를 중심으로 집중화되는 추세가 새로 등장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우리나라의 외주정책이 추구하는 긍정적인 기대목표, 즉 수직적 통합구조 해체, 프로그램간 경쟁, 다양성 제고 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기존 우리나라 방송영상정책의 전면적인 재고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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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주) 1) 이 중에서 재방송, 구매프로그램 및 뉴스프로그램은 외주비율에서 제외토록 규정되어 있다. 그 외에 방송사가 총제작비 중 25% 이하를 분담한 경우와 총제작비의 75% 이상을 제3자에 의해 충당한 경우에도 외주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contsmark39|2) 여기서 3대 제작기업은 fremantle/grundy, clt-ufa, creatv을 의미하며, 5대기업에는 springer와 endemol이 추가로 포함된다.
|contsmark40|3) pearson 그룹은 the financial times, economist을 소유하고 있는 다국적 미디어콘체른이다.
|contsmark41|4) granada그룹은 gmtv 지분 20%, ondigital의 50%, 그리고 carton에 뉴스를 공급하는 london news network 지분의 50%를 소유하고 있다. itv를 운영하고 있는 itn 역시 carton 20%, united news and media 20%, dgmt 20%, reuters 18% 등을 소유하고 있다(koenen/schmid/woldt, 2000 : 26).
|contsmark42|5) 키르히가 소유하고 있는 방송관련 판권은 영화 16,600개, 52,000~85,000시간 상당의 방송프로그램 시리즈물이다(landesmedienanstalten, 2000 : 160).
|contsmark43|6) 실례로 kirch그룹은 berlusconi그룹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contsmark44|7) 1999년 1월1일부터 공영채널은 최소한 25%의 외주제작프로그램을 편성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각 채널별 기준이 아니라 공영채널을 모두 합한 수치를 의미한다. 단 각 채널은 최소한 17.5%의 외주비율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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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6|김진웅 mbc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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