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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방송 장르별 결산] ④라디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은 총선과 대선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고 있고, ‘7080’에 이은 ‘8090’ 바람은 음악 프로그램에도 잔잔한 변화를 주고 있다. 책 읽어주는 라디오는 라디오의 변신을 꾀했다.

▲ MBC 표준FM <손석희의 시선집중>(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아래).

■시사프로그램, 죽지 않았다= 지난해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TV 시사프로그램의 빈자리를 채우며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지난 2000년부터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13살이 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라디오시사프로그램의 존재가치를 높였다. 지난 2월 ‘MB정부 4년 평가’ 기획을 마련했는가 하면 ‘낙동강 수중보 안전성 논란’ 등을 중점 다루며 이슈를 선점했다.

CBS 시사프로그램의 활약도 컸다. CBS는 <김현정의 뉴스쇼>, <김미화의 여러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등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개의 시사프로그램을 편성해 우리 사회의 뜨거운 쟁점을 다뤘다.

특히 <김현정의 뉴스쇼>는 지난 9월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을 증언한 택시기사 이모씨와의 전화 연결을 통해 정준길 공보위원의 해명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는 지난 9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인혁당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두 가지”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인혁당 사건을 재조명하는 ‘인혁당 특집'을 방송했다.

그러나 KBS와 MBC의 장기파업으로 작년 ‘블랙리스트’ 파문과 김미화 씨의 퇴출 사건 등으로 위축된 시사프로그램이 원래의 궤도로 돌아오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청취자들은 시사프로그램에서 느끼는 허기를 팟캐스트로 채우기도 했다. 이재익 SBS 라디오 PD는 “<시선집중> 정도의 아주 강력한 팬층이 있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번 대선 이슈를 팟캐스트에 내주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당한 방송심의에 대한 저항도 있었다. CBS <김미화의 여러분>(1월 5일 ‘나꼽사리, 생방송에서 만나다’편)에 대한 ‘주의’ 조치,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6월 25일 ‘이숙이의 뉴스 브리핑’)에 대한 ‘권고’ 조치 등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지나친 제재로 라디오는 입을 다물어야 했다.

▲ EBS FM ‘책 읽어주는 라디오’ <영미 문학관>.

■라디오와 낭독의 만남= EBS는 올해 초 ‘책 읽어주는 라디오’라는 슬로건으로 파격적인 라디오 개편을 단행했다. EBS는 그동안 외국어와 교양 위주로 편성했지만 지난 2월 27일 매일 약 11시간씩 책을 낭독하는 채널로 전면 개편했다. 그동안 라디오 낭독 프로그램으로 KBS 3라디오 <연속낭독>이 유일했다.

현재 EBS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라디오 연재소설>을 통해 은희경의 신작 <태연한 인생>을 낭독했고, <명사가 읽어주는 한 권의 책>에서는 명사들이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책을 선정해 직접 청취자에게 들려준다. 영어권 국가의 문학을 원어민 성우가 영어로 낭독하고 진행자가 한국어로 해설하는 <영미문학관>도 선보였다.

또한 EBS는 지난 9월 ‘책 읽는 택시’ 100대를 출범, 택시에서도 항상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택시업체와 제휴를 맺고 운영 중이다.

그러나 ‘책’ 위주의 라디오로 개편하면서 2002년부터 제 3세계 등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 음악 프로그램 <세계음악기행>을 폐지해 청취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 SBS 파워FM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위), KBS Cool FM <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아래).
■다양한 음악에 대한 시도= 2012년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아이돌이 강세인 상황에서도 인디 등 마니악한 음악을 소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아이돌 음악들이 비슷비슷한 콘셉트로 한계에 봉착하면서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각 방송사는 개편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곡하는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신설하기도 했다. SBS는 지난 4월 봄 개편에서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를 신설해 심야시간대 음악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인디계의 서태지로 불리는 DJ 장기하와 함께 국내외 다양한 음악은 물론 추천곡을 LP로 들려주는 코너를 마련했다.

KBS <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는 기타리스트 박주원, 인디 뮤지션 푸디토리움 등 여러 뮤지션을 초대하고 있다. MBC도 지난 10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이 진행하는 <K의 즐거운 사생활>을 신설해 팝 위주의 음악 전문 프로그램을 들려주고 있다.


■나도 라디오 스타= 2012년 라디오에도 오디션 바람을 타고 청취자가 라디오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SBS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최초의 라디오DJ 공개 오디션 ‘국민DJ를 찾습니다’ 시즌 1에 이어 올해도 시즌 2를 진행했다. 시즌2 우승자인 전영석 씨는 현재 <여러분의 국민 DJ 전영석입니다>를 진행 중이다.

경기방송도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라디오 DJ·작가 오디션 ‘라디오 스타’를 처음으로 진행했다.

또한 EBS는 청취자 참여프로그램 <독자가 읽어주는 한 권의 책>을 신설하고 시민 북 내레이터를 선발해 직접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KFM 경기방송 ‘라디오 DJ·작가 오디션’ <라디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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