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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방송 장르별 결산] ③ 예능

지상파 대표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와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은 올해 큰 위기를 겪었다. <무한도전>의 유일한 장기프로젝트가 ‘결방’이라고 자조할 만큼 공백은 길었고, <1박 2일>은 출연진과 PD가 바뀌면서 시청률 하락을 맞았다.

‘MB 언론장악’에 맞선 언론인들의 파업 여파가 예능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국민 예능 프로그램의 위기 속에 시대의 흐름과 시청자들의 요구에 맞춘 풍자 코미디와 토크쇼는 부흥기를 맞았다.

지난 해부터 사그라든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대체할 새로운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 해 동안 명암이 교차한 예능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 ‘1박 2일’의 기사회생

올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본 프로그램은 KBS 2TV <개그콘서트>였다. TNmS에 의뢰해 12월 11일까지 예능 프로그램 연간 평균 시청률을 집계한 결과 <개그콘서트>는 2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AGB닐슨미디어 조사(12월 16일까지)에서는 20.6%로 1위를 차지했다.

 <개그콘서트>는 올해 단일 프로그램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유행어를 배출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다람쥐”,“고뤠”, “궁금하면 500원”등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음으로 SBS <일요일이 좋다>(TNmS 16.9% AGB닐슨 15.9%), MBC <무한도전>(TNmS 16.5%, AGB닐슨 14.9%) KBS <해피선데이>(TNms 14.6%, AGB닐슨 14.6%)순이었다.

SBS <일요일이 좋다>가 <무한도전>과 <해피선데이>를 추월한 것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여기에는 ‘런닝맨’의 선전뿐만 아니라 <무한도전>과 <1박 2일> 프로그램 바깥영역에서 불어 닥친 악재가 작용한 탓이다.

강호동의 잠정 은퇴선언으로 출연진과 PD가 바뀐 국민 예능 <1박 2일>은 한동안 휘청거렸다. 새롭게 바뀐 <1박 2일>은 새출발을 제대로 알리기도 전에 노조 파업에 담당PD가 참여하면서 정상 방송을 하지 못했다. <무한도전>도 김태호 PD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174일 동안 시청자와 만나지 못했다. 예능 프로그램과 멀게만 느껴지는, 정부의 언론장악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파업이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처럼 단 한번의 선택이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오는지 실감했던 해였다.

다행히 이 두 프로그램은 방송이 재개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운명을 달리한 프로그램도 있다. MBC <놀러와>의 폐지 소식은 갑작스럽고 당혹스러웠다. 제작진은 시청률 하락에 포맷을 바꾸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경영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시사풍자 프로그램의 등장은 이처럼 코미디보다 웃긴 정치와 답답한 현실을 반영한 측면이 크다. 특히 선거의 계절을 맞아 풍자 코미디는 올해 만개했다. 상반기까지 풍자 코미디를 이끈 건 KBS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와 ‘사마귀 유치원’코너였다.

하지만 두 코너의 폐지된 이후엔 tvN <SNL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KOREA)으로 바통이 넘겨졌다. 대선 후보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운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는 대선 후보들간의 관계와 정치 이슈를 적확하게 짚어 냈다. 또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 MBC 파업 등 성역없는 풍자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 tvN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


오디션 이후 새로운 예능 경향은

오디션 프로그램 열기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슈퍼스타 K>시즌4는 10.8%이라는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감동’과 ‘긴장감’은 예전만 못했다는 평가다. 방송 중인 SBS <K팝 스타 시즌2>와 MBC <위대한 탄생 3>는 이전 시즌과 같은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시즌제를 도입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이전 시즌보다 진화된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이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패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KBS는 ‘패자부활전’ 성격인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등을 선보였지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tvN이 <코리아 갓 탤런트>와 <오페라스타> 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포화상태에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놓인 현실 때문이다.

오디션 이후 새로운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프로그램은 있었다.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은 마다가스카르, 바누아투 등 세계 오지를 누비며 새로운 예능을 탄생시켰다. ‘나무타기’ ‘집짓기’ 등에서 달인의 면모를 보인 김병만 족장과 멤버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감동과 웃음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금요일 11시 편성됐던 <정글의 법칙>은 시즌 2부터 ‘일요일이 좋다’ 코너를 꿰차더니 <정글의 법칙 W>까지 정규 편성되는 결실을 거뒀다. <정글의 법칙 IN 마다가스카르> 평균 시청률은 12.7%로 올해 예능 시청률 상위 5위에 올랐다.

▲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희비 엇갈린 ‘토크쇼’

지상파에만 10여개 난립했던 토크쇼는 희비가 엇갈렸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든다는 장점 등으로 쉽게 생겨나지만 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게 토크쇼였다. 올해만 해도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주얼리 하우스>, <놀러와>, SBS <GO쇼> 등이 폐지됐거나 폐지될 예정이다.

올해 돋보였던 토크쇼는 SBS <힐링 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다. <힐링캠프>는 ‘토론 기피’로 논란이 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모두 다녀간 유일한 프로그램으로 남게 됐다. 이외에도 방송 출연을 꺼리는 고소영, 양현석 YG 대표, 이승엽 선수 등이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떠들썩한 폭로전 대신 감성 토크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MBC <코미디에 빠지다>는 MBC 코미디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지난해 SBS <개그투나잇>에 이어 MBC <코미디에 빠지다>가 신설되면서 코미디 삼국지 시대의 발판을 만들었다. 지상파에서 연달아 부활한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이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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